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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유통·2차전지…대기업 회사채도 안팔린다

입력 2025-02-21 17:53   수정 2025-02-22 02:09

마켓인사이트 2월 21일 오후 1시 40분

석유화학, 유통, 2차전지, 건설 업종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 전망이 줄줄이 하향되면서 투자자의 관심에서도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기업의 발행금리가 상승하고 미매각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회사채 시장이 반짝 강세를 보인 ‘연초 효과’마저 빛이 바래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 이마트(신용등급 AA-)는 지난 18일 열린 7년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500억원 모집에 3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150억원이 미매각돼 발행금리도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 이마트는 개별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금리) 대비 -0.3~+0.3%포인트 범위에서 희망금리를 제시했지만 실제 발행금리는 민평금리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효성티앤씨(A+), 이랜드월드(BBB), AJ네트웍스(BBB+) 등도 회사채 미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티앤씨는 17일 1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3년물에서 미매각이 났다. 3년물 600억원 모집에 400억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유통기업 이랜드월드는 1.5년물 회사채로 600억원 모집에 나섰으나 매수 주문이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기계·장비 임대업체 AJ네트웍스는 13일 벌인 수요예측에서 3년물에 목표치(200억원)보다 못한 190억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이달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가 20조원(72건)에 달하며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기업의 발행금리가 오르고 미매각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수요예측 참여가 저조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석유화학 기업인 국도화학은 총 400억원 모집에 500억원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2년물 200억원 모집에는 300억원, 3년물 200억원 모집에는 200억원이 유입됐다. 2년물과 3년물은 등급민평 대비 각각 0.05%, 0.1% 높은 수준에서 금리가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600억원 증액 발행은 어렵게 됐다.

2차전지 업종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 A-인 에코프로는 14일 수요예측에서 간신히 목표 자금을 맞추는 데 만족했다. 2년물 150억원 모집에 150억원 매수 주문을 받아 가까스로 목표액을 채웠다. LG에너지솔루션(AA)은 등급민평보다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찍는 ‘오버 발행’을 면치 못했다. 건설회사인 SK에코플랜트(A-)도 1년물 0.03%, 1.5년물 0.14%, 2년물 0.14% 등 오버 금리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석유화학과 2차전지 등 업황이 불안정한 기업은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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