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반적인 내수 침체와 ‘똘똘한 한 채’ 선호 속에 서울에서도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권과 한강 벨트, 강북의 대형 고급 주택 등은 가격이 우상향하고 있다. 서울 외곽과 비(非)아파트에선 하락세가 이어지는 등 지역과 상품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용산구 ‘호반써밋 에이디션’ 전용 84㎡ 집주인도 분양가보다 15억7000만원 비싼 30억원에 물건을 내놨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 편이라 프리미엄도 크다. 한강과 붙어 있는 인기 주거 지역은 ‘억 소리’ 나는 웃돈이 붙고 있다.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1063가구)이 대표적이다. 전용 101㎡가 지난달 18억7113만원에 거래됐다. 이 면적대의 분양가는 15억4000만~17억6000만원이었다.
서울 외곽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화포레나미아 전용 80㎡는 분양가보다 6000만원 낮은 10억3250만원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571가구) 전용 84㎡ 급매 물건도 1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급매가 아니면 일부 프리미엄이 붙어 있지만 거래는 뜸하다.
비아파트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마포구의 한 도시형생활주택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3000만원에 달한다. 동대문구의 오피스텔도 호가를 분양가보다 500만원 저렴한 수준으로 낮췄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로 대표되는 외곽 지역은 가격이 내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누적 집값 하락률이 가장 큰 자치구는 도봉구(-0.17%)다. 노원(-0.16%), 중랑(-0.14%), 강북·구로·동대문(-0.13%), 금천(-0.11%) 등이 뒤를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금 부자들이 찾는 고급 주택과 달리 외곽은 자금력이 떨어지는 수요자가 많아 대출 규제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공급 부족 우려 속에 강남권 등 상급지로 빨리 갈아타야 한다는 심리가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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