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시중은행에서 예·적금 상품의 금리가 줄줄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정기예금의 경우 연 2%대 금리가 대세가 됐고, 연 3%대 금리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연 3%대 초반까지 내려왔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추세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예·적금과 같은 저축 상품에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금리 인하 흐름에서 최근 주목받는 상품이 있습니다. 정부가 2023년 선보인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도약계좌’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 상품은 최고금리가 연 6%로 높은 데다, 소득 기준만 맞으면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모든 혜택을 적용받을 경우 일반 적금 기준으로 연 9.54%에 달하는 이자를 챙길 수 있습니다. 최근 금리 인하기를 맞아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가입 문의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청년들의 중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입니다. 상품명이 ‘계좌’여서 성격이 헷갈릴 수 있지만 일종의 적금 상품입니다. 매달 일정 금액을 5년간 납입하면 만기에 ‘본인 저축액+정부기여금(월 최대 3만3000원)+은행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월 70만원씩 5년간 적금하면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는 슬로건을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저소득층(총급여 2400만원 이하)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6.0% 금리를 적용받습니다. 저소득층이 아닌 경우 최고 연 5.5% 금리가 적용됩니다.
청년도약계좌의 명목 금리는 최고 연 6%지만, 실제 가입자가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그보다 많습니다. 총급여 6000만원 이하면 정부가 일종의 지원금인 기여금을 붙여주기 때문입니다. 또 청년도약계좌 가입자 모두에게는 이자소득세 및 농어촌특별세 비과세가 적용된다. 정부 지원금과 비과세 혜택 등을 모두 고려하면 실질금리 수준은 더 높다는 뜻입니다
총급여 2400만원 이하 가입자가 월 70만원씩 5년간 가입하면 4200만원을 납입해 만기 때 최대 5061만원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연 9.54% 일반 적금에 가입한 것과 같습니다. 총급여 3600만원 이하는 만기 때 최대 4981만원, 총급여 4800만원 이하는 최대 4956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규 가입자뿐 아니라 작년 이전에 가입했더라도 올해부터 더 많은 기여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올해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줄줄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3년 최고 4%대에 달했던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2%대 후반까지 내려왔습니다.
자연스럽게 청년도약계좌의 금리 메리트는 올라갔습니다. 은행권에서 연 6~9% 수준의 적금 상품을 찾아보긴 쉽지 않습니다. 청년도약계좌는 다른 적금 상품과 비교해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월불입한도(70만원)가 넉넉한 편입니다. 예금자보호(5000만원 이내)도 받을 수 있어 원금 손실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습니다.
또 하나의 한계로 지적받았던 ‘5년이라는 긴 만기’도 상당 부분 보완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작년 금융위는 청년도약계좌의 특별중도해지 사유로 ‘혼인’과 ‘출산’을 추가했는데요. 청년들이 결혼이나 출산 때 목돈을 쓰기 위해 적금을 깨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사유로 청년도약계좌를 만기 이전에 해지하더라도 우대금리와 기여금, 비과세 등을 모두 보장한다는 의미입니다.
기존에는 5년 동안 계좌를 유지하지 못하면 기여금을 모두 환수했지만, 올해부터는 3년 이상 상품을 유지한 가입자에게도 비과세와 기여금 일부(60%) 지급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만기 전에 일부 원금을 중도 인출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올 하반기부터는 2년 이상 계좌를 유지한 경우 납입원금의 40% 이내에서 부분 인출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청년도약계좌는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과 기업·iM·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총 11개 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계좌 개설일 기준 만 19~34세, 직전 과세 기간 총급여가 7500만원 이하 등 요건을 충족하면 됩니다.
최고금리는 모두 연 6%로 동일하지만, 은행마다 기본금리와 우대금리에 차이가 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니 각자에게 유리한 은행을 선택하면 됩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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