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은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조합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관련한 현장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엔 재건축 조합장 20여 명이 참석했다. 대다수 조합장이 “임대아파트 매각 가격부터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할 땐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용적률을 완화받는 조건으로 국민주택 규모의 공공임대주택을 기부채납한다. 이때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은 표준건축비를 기초로 매입(인수) 가격을 정한다.
인수 가격이 너무 낮아 용적률을 높여 재건축할수록 손해라는 게 조합장의 주장이다. LH와 SH 등이 인수하는 가격이 건설 원가의 40%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상 11~20층 이하 주택의 전용면적 60㎡ 초과 임대주택 인수 가격은 3.3㎡당 369만2000원(㎡당 118만원으로 고정) 수준에서 책정된다. 최근 서울 정비사업지의 공사비가 3.3㎡당 80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셈이다.
일부 조합에선 용적률을 높이는 계획을 두고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송파구의 한 재건축 추진 단지는 최근 조합원이 “기부채납으로 임대아파트를 제공하느라 사업성이 안 나온다”며 재건축을 공개 반대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조합장은 “공사비 현실화가 어려우면 임대아파트 기부채납 비율이라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투기과열지구 해제나 분양가 상한제보다도 기부채납에 따른 손실이 조합원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표준건축비 역시 2021년 ㎡당 204만8000원에서 지난해 231만9000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정작 인수 가격 기준이 되는 공공건설임대주택 표준건축비는 ㎡당 평균 118만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업계에선 지나치게 낮은 임대아파트 인수 가격 때문에 주택 공급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도심 내 핵심 주택 공급원인 정비사업 수익성이 낮아 현장에서 파행과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에선 임대주택 인수 가격 기준을 기본형건축비로 바꿔 공사비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여야 이견 등으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주택 인수 가격이 현실화되지 않으면 도심 주택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인수 가격 현실화 방안이 빨리 법제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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