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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회사채 거품' 키우는 증권사 출혈경쟁

입력 2025-02-26 17:53   수정 2025-03-06 16:18

마켓인사이트 2월 26일 오후 3시 20분


증권사가 회사채 주관 대가로 발행 기업의 요구대로 회사채를 인수했다가 발행 직후 매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채 발행 금리가 왜곡되자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를 외면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HD현대오일뱅크, SK지오센트릭, SK매직, SK인천석화 등이 올 들어 발행한 회사채를 증권사들이 발행 다음 날 인수 가격보다 싸게 시장에 내놨다. 도매상이 매입한 상품을 더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한 셈이다.

지난 14일 발행된 LG에너지솔루션 2년 만기 회사채 6400억원어치는 닷새 만에 절반 이상인 3800억원어치가 시장에 쏟아졌다. 13일 발행된 GS에너지 2년 만기채는 사흘 만에 600억원어치, 5일 발행된 SK지오센트릭 2년 만기채는 15일 만에 1100억원어치가 매도됐다.

회사채 수요예측에 계열 금융회사 참여를 약속하며 수임을 따내는 ‘캡티브 영업’ 관행이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와 달리 증권사가 주관 딜을 따내기 위해 손실을 보더라도 발행 기업의 요구 금리대로 회사채를 직접 떠안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금융사 물량의 70~80%가 주관 증권사 측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회사채 시장의 이례적인 호황도 비정상적인 증권사 간 출혈 경쟁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사장은 “회사채 발행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흐르자 일부 연기금은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를 중단했다”며 “회사채 발행 금리가 왜곡되는 일이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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