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유실물센터에는 이색적인 물건들이 빈번하게 접수되고 있었다. 반려동물인 새와 파충류부터 금두꺼비, 방울 등 무속용품, 마네킹 얼굴, 심지어 이발소 입간판까지 각양각색이라는 설명이다.
공사에 따르면 한 승객은 지하철 이동 중 탈출한 반려조(새)를 찾기 위해 “혹시 새도 수거가 가능한가요?”라는 문의를 남겼다. 이동장에 담긴 파충류가 접수돼 동물센터와 연계해 주인에게 돌아간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백꾸’(가방 꾸미기) 열풍도 지하철 유실물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인형 키링이 너무 자주 분실돼 유실물센터에서 별도로 보관해야 할 정도"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성수역 등에서는 팝업스토어에서 구매한 아이돌 포토카드만 챙기고, 남은 라면 등 음식물이 유실물로 접수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 지하철에서 접수된 유실물은 총 15만2540건으로 하루 평균 418건이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실물 품목 1위는 지갑(3만6152건)으로 전체의 23.7%를 차지했다. 이어 의류(15.3%), 휴대전화(13.8%), 가방(13.2%), 귀중품(5.8%) 순의 비율을 보였다.
특히 전자기기와 의류의 증가가 눈에 띄었다. 2020년 유실물 비율 4위였던 의류는 지난해 2위로 상승했고, 휴대전화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지난해 지하철에서 습득된 현금은 총 5억6950만원에 달했다. 이 중 77.2%인 4억3950만원이 주인에게 돌아갔고, 나머지는 경찰에 인계됐다.

지하철에서 물건을 잃어버리면 경찰청의 유실물 포털 사이트인 ‘lost112’를 검색하면 된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으로 날짜, 물품 유형, 위치 등을 입력해 손쉽게 유실물을 찾을 수 있다.
공사에 따르면 현재 유실물센터 영업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방문할 수 없는 시민들을 위해 ‘물품보관전달함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보관 비용은 소형 2200원부터 시작한다"며 "전송된 비밀번호로 유실물을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다"고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중요한 유실물은 반드시 주인에게 돌아가도록 관리체계를 충실히 하겠다”고 밝혔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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