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73년에 건립돼 50여년간 다목적 체육시설로 사용하고 있던 인하대 하와이교포기념관이 현경체육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와이교포기념관은 1970년대 하와이 교포들의 성금과 한진그룹 조중훈 선대 회장의 지원으로 건립됐다. 국내 최초의 하와이 교포의 이민 역사 시설이기도 하다.
27일 인하대에 따르면, 현경체육관은 인하대 기계공학과 출신 김현태 현경사회복지회 회장의 기부금(14억 5000만원) 덕분에 새롭게 태어났다.
김 회장은 지난 1957년 인하공과대학(현재 인하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경상남도 의령에서 올라온 가난한 집 아들이었다. 대학 1~2학년 때는 일용직 공사판이나 시장에서 사과 상자를 나르는 잡부 등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대학을 다녔다.
3~4학년은 집안의 도움, 교내 장학금, 동성장학재단의 장학생 선발 등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는 1963년 12월 졸업하고 이듬해 1월 충주비료공업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10여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1974년 서울 양남동에서 삼흥기계(현 한일루브텍)을 설립해 국내 처음으로 ‘집중윤활시스템’을 개발했다. 제조현장에서 사용하는 운반하력기기와 항만하역기기 베어링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장비다.
김 회장은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던, 자신과 같은 상황에 있는 모교 후배들을 위해 1994년부터 장학기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교 발전기금으로 약 48억원을 기부했다. 모교뿐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며 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기부·사회공헌 활동도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2008년 ‘자랑스러운 인하인 상’과 2018년 교육부의 ‘국민교육발전 유공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각각 받기도 했다.
26일 하와이교포기념관을 리모델링한 현경체육관 준공식에는 김현태 회장과 가족, 조명우 인하대 총장,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김두한 총동창회장, 김성찬 인하공업전문대학 총장, 인하대 교수회·노동조합·총학생회 대표와 교직원, 학생 등이 함께했다.
현경체육관은 앞으로 배구 등 다양한 실내 스포츠 활동, 학생 행사, 교내·외 문화행사를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현태 회장은 “인하대는 내가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된 고마운 곳”이라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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