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지방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4.9%로 집계됐다. 최근 3개월간 매매·전세 실거래를 바탕으로 산출한 값이다. 작년 9월 73.2%에서 4개월째 오름세다.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더 빠르게 떨어진 영향이다. 지난 1월 지방 아파트 전셋값은 0.02% 하락했는데, 매매가 낙폭은 0.21%에 달했다.
매매와 전세 시장이 반대 방향인 지역도 있다. 부산 아파트 매매가는 2022년 6월부터 1년8개월째 하락하는데, 전셋값은 최근 28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의 전세가율은 작년 12월 55.7%에서 올해 1월 55.3%로 하락 전환하며 지방과 대조를 이뤘다. 올해 1월 전셋값이 보합(0)을 보일 때, 매매가는 0.01% 상승했기 때문이다.
‘똘똘한 한 채’ 선호, 공급 부족 우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서울은 강남권 위주로 아파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지방은 당분간 매매가 상승 전환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에선 전세가율이 오를 때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수요가 올라오기도 한다. 소액의 현금으로도 아파트 매수가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갭투자를 할 때 전세가율 못지않게 중요한 게 엑시트(탈출)가 가능한지 여부”라며 “지방은 지금 거래 회전율이 굉장히 저조한 상황이라 갭투자가 붙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실수요자도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매매보다 전세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가율 상승세가 임차인의 주거 불안을 키우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청주 서원구의 전용면적 84㎡가 최근 3억900만원에 손바뀜했다. 같은 달 동일 평형이 보증금 2억8000만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2900만원에 불과하다. 김제의 한 구축 단지는 전용 59㎡의 최근 실거래가와 전세 보증금이 각각 6000만원으로 동일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에 비해 아파트 미래 가치가 높지 않은 지방은 원래 평균 70%대 전세가율을 보이긴 했다”면서도 “최근 비수도권 전세가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만큼 보증부 월세로 돌리거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하는 등 ‘안전판’을 마련하려는 지방 세입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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