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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정책에, 한전 4년 만에 배당…"쌓인 빚 203조원, 주주환원 신중해야"

입력 2025-02-27 18:09   수정 2025-02-28 08:35

한국전력이 4년 만에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다.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정책에 따른 조치지만 향후 전기요금을 인상할 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 25일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한 후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배당액은 약 1270억원으로 이날 시가총액 대비 0.8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주주 배당을 하는 것은 2021년 7806억원(배당률 4.5%) 이후 4년 만이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원가 이하로 전기를 팔아 조(兆) 단위 적자를 내 배당할 여유가 없었다. 지난해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배당 재원이 생겼다. 증권가는 한전이 지난해 8조8000억원대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에선 그동안 악화한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한전의 배당 결정이 섣부르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약 203조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이 122억원에 달한다. 정부 내에선 고환율에 따른 원료값 인상 부담과 인공지능(AI) 시대를 대비한 전력망 확충 등을 위해 당분간 이익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지금 한전은 배당보다 전력망 확충 등 수익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돈을 써야 할 때”라며 “전기요금을 인상하려고 할 때 올해 배당 결정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업의 배당을 결정하는 정부 배당협의체가 이런 비판 의견에도 배당을 결정한 것은 정부의 밸류업 정책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기재부는 상장 공기업의 경영평가를 할 때 주주가치를 제고한 업체에 유리하도록 평가 기준을 바꿨다. 천연가스를 수입가보다 싸게 팔아 14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쌓여 있는 한국가스공사도 26일 1000억원대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협의체는 재무구조 등을 고려해 올해 배당률을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한 관계자는 “한전의 배당금 자체는 정부 수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익을 내는 올해도 배당하지 않는다면 공기업은 ‘주주 환원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시그널을 투자자에게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정민/정영효/김대훈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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