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이 이날 공개한 ‘선관위 채용 등 인력 관리 실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선거철 시·도선관위 경력직 채용은 선관위 직원 친인척을 채용하는 통로로 활용됐다. 김세환 전 사무총장은 2019년 아들 김모씨가 인천 강화군 선관위 8급 공무원으로 채용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박찬진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도 선관위에 각각 딸을 특혜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선관위가 특혜 채용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직적으로 묵인·방조해온 정황이 적발했다. 감사 과정에서 채용 관련자는 “과거 선관위가 경력직 채용을 할 때 믿을 만한 사람을 뽑기 위해 친인척을 채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감사 결과 2021∼2022년 선관위 경력직 채용 당시 인사담당자는 “(선관위는) 가족 회사”라고 지칭하는 등 비리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선거만 잘 치르면 된다”며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는 친인척 채용이 잇따르자 2021년 자체적으로 ‘선거관리위원회 부모·자녀 관계직원 현황’ 내부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감사원은 “이후 국회가 선관위에 현황자료를 요구하자 자료를 은폐하는 등 비위를 덮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는 감사원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중앙선관위와 전국 17개 시·도선관위가 실시한 291회의 경력 경쟁 채용 과정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감사원은 1182건의 위법·부당 사례와 지침 위반 사항을 확인해 전 선관위 사무총장, 차장, 인사담당 등 총 32명에게 중징계 요구, 인사자료 통보 등 조처를 내렸다.
헌재는 선관위가 자신들의 독립적 직무 권한이 침해당했다며 2023년 감사원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했다. 헌재는 “감사원은 행정부 내 통제장치”라며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를 감찰하면 선거관리의 공정성·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했다.
헌재 결정에 따른 감사원 조치의 법률적 효력과는 별개로 선관위는 감사 결과를 수용할 뜻을 밝혔다. 선관위는 “감사원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미 경력 채용 제도를 폐지하고 시험위원을 100%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현일/이슬기/박시온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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