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 통계를 들여다보면 지난해 가게를 개업한 자영업자가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 먼저 눈에 띈다. 내수 경기가 악화하자 창업을 유보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서비스업과 외식업, 소매업 등 ‘생활 밀접 업종’ 개업 업체는 2022년 7만7661개에서 2023년 8만4380개로 증가했지만 지난해엔 6만307개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이들 업종의 개업률(전체 사업체 대비 개업한 업체 수)은 9.3%로, 전년도 12.7%보다 3.4%포인트 급락했다.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도 늘었다. 지난해 폐업 업체(7만4897개)는 전년도 7만2203개보다 2000개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폐업률도 10.9%에서 11.5%로 0.6%포인트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소매판매액은 전년보다 2.2% 줄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사업을 포기하는 자영업자가 증가하는 상황은 ‘폐업공제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받은 ‘노란우산 폐업공제금’은 1조390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00억원(10.4%) 불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폐업공제금은 소상공인이 폐업하면 그간 적립한 공제금에 이자를 얹어 돌려주는 돈이다.
고용보험 실업급여 수급자와 지급액은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2020년 72억1200만원에서 2024년 188억2200만원으로 2.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급자 역시 1495명에서 3490명으로 4년 만에 2.3배로 늘었다. 통계청의 ‘2025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1000명 줄었다.
한 노사 관계 전문가는 “소상공인 폐업이 늘었다는 건 아르바이트 등 저임금 일자리도 그만큼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내수 경기가 악화하자 소상공인과 저임금 근로자 등 취약계층의 상황부터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용희/오유림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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