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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전엔 괜찮다더니"…에코프로비엠 개미 분노한 이유

입력 2025-03-03 07:01   수정 2025-03-03 07:02


코스닥 상장사인 양극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돌연 코스피 이전 상장을 철회했다. 경영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3주 전 실적 발표회 당시엔 이전 상장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회사가 말을 바꾸자 주가가 급락했고,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1만5000원(11.19%) 급락한 11만9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3조1054억원에서 11조6384억원으로 1조5000억원가량 증발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자리도 HLB(11조7329억원)에 내줬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20억원, 518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102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 개인 순매수 1위다. 2위 알테오젠(456억원)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이전 상장 철회 공시가 나오자 매물이 쏟아졌다. 28일 장중 에코프로비엠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여러 제반 요건을 고려해 이전 상장 신청의 건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향후 경영실적 개선 확인 후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예비 심사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3월부터 이전 상장을 추진해왔다. 당시 주주총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워 이전 상장안을 결의했다. 같은 해 11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냈다.

이전 상장을 굳게 믿고 있었던 투자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주주는 종목 토론방에 "회사에 속은 기분이다. 홈페이지에 사과 메시지마저 올리지 않아 화가 난다"고 밝혔다. 다른 주주는 "실적 발표할 때, 이전 상장 문제없다더니 거짓말이었나"라고 토로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11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전 상장이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 관계자는 "예비심사 신청 이후에 관련 자료 제출, 거래소 담당자 미팅과 함께 사업장 실사 과정을 진행했고 현재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른 시간 내에 상장 절차가 완료될 수 있도록 거래소와 지속해 소통하고 있지만 심사 일정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 규모나 사업 전망 등을 감안하면 이전 상장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으므로 1분기 말을 전후해 승인이 완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스피 이전 상장은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호재로 꼽혀 실망감이 더 큰 모습이다. 이전 상장 후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 앞서 증권가에선 코스피200에 조기 편입될 경우 최대 3000억원 중반 수준의 연기금 매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또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사하면 인지도와 신뢰도가 제고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전 상장해도 근본적인 기업가치가 바뀌는 것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고 해도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없이 이벤트만으로 주가가 오르긴 어렵다는 분석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3개월 전 2562억원에 육박했던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현재 827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같은 기간 평균 목표주가도 18만4235원에서 14만5313원으로 낮아졌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사내에서 흑자 기조가 정착되면 이전 상장을 재추진하자는 식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전 상장을 아예 철회한 것은 아니고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이전 상장 예비 심사를 자진 철회했기 때문에 다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언제 예비 심사를 다시 신청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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