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는 최근 복합소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가벼우면서 튼튼한 소재를 개발해 자동차,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복합소재는 두 개 이상의 물질을 결합해 보다 좋은 성질을 띠게 되는 소재를 뜻한다. 가볍고 튼튼해 산업은 물론 일상 제품에도 널리 쓰이는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가 대표적이다. CFRP는 금속보다 가벼우면서도 잘 휘어지지 않고 외부 충격에 강하다.
현대차는 여러 모빌리티에 복합소재를 넣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 차체를 줄이기 위해 초저비중 실러(초경량 접착제)를 쓴다.
실러는 차체 패널이 겹치는 부위를 밀봉하고 금속에 녹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접착제다. 차량 1대당 약 8㎏ 정도가 쓰인다. 글래스 버블과 폴리비닐클로라이드 수지를 혼합해 만든 현대차의 초저비중 실러는 기존 실러 대비 무게가 37.5% 가볍다. 덕분에 차량 1대당 약 3㎏ 무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복합소재는 헤드램프에도 쓰인다. 현대차는 내부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리 섬유와 고분자 첨가제를 더한 복합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헤드램프가 시간이 지날수록 불투명해지는 것과 달리 가벼우면서도 투명함이 오래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CFRP과 같은 탄소복합소재 활용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반떼N, 아이오닉5 차량의 사이드미러, 머플러 등에 CFRP를 쓴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에도 CFRP이 적용됐다. 엑스블 숄더는 작업자의 상완(어깨) 근육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현대차 넥쏘와 같은 수소연료전지차에도 탄소복합소재가 사용된다. 고밀도 폴리머 라이너에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 복합소재를 입혀 제작한 수소연료탱크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켓 앤 마켓’에 따르면, 탄소복합소재 시장 규모는 2023년 332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2.7% 성장해 2028년에는 60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은 다른 기업과의 ‘기술 동맹’을 통해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엔 코오롱그룹과 ‘전략적 미래 모빌리티 소재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동차, 항공기 등에 쓰이는 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코오롱스페이스웍스에 투자하고, 모빌리티 소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수소저장용기 소재와 배터리 커버 성능 개선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유럽연합(EU)의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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