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 아담 샌들러가 후드집업 차림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담 샌들러는 지난 2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자신의 시그니처인 헐렁한 오버사이즈 농구 팬츠와 하늘색 후디를 입고 관중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시상식 진행을 맡은 코미디언 코난 오브라이언과 만담을 주고 받았다. 코난 오브라이언이 아담 샌들러를 향해 "대체 지금 뭘 입고 있는 거냐. 새벽 2시에 비디오 포커하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말하자, 그는 "아무도 내가 뭘 입고 있는지 신경 안 썼다. 당신이 지적하기 전까지"라고 응수했다.
흰색 양말에 운동화까지 착용한 아담 샌들러는 "내가 무엇을 입든 무슨 상관이냐. 내 멋진 운동복 반바지와 푹신한 티셔츠가 불쾌해서 동료들 앞에서 놀려야만 했냐"라고 받아치고는 청중들을 향해 "5대 5 농구 게임하자"고 외쳤다.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발견하고는 그를 껴안기도 했다. 아담 샌들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객석을 걸어나가자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코난 오브라이언과 아담 샌들러는 절친한 사이다. 이들은 사전에 해당 장면을 연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더 할리우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담과 나는 오랜 친구다. 그가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였다. 아담은 턱시도를 입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평소 선호하는 옷차림 그대로 시상식에 참석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아담 샌들러를 향해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그가 입었던 에비에이터 네이션의 175달러(약 26만원)짜리 하늘색 후드 티셔츠는 모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이 연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최근 만남을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을 당시 정장 대신 군복 스타일로 나타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완전히 차려입었네"라고 말했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보수 성향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는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았느냐. 정장이 있기는 하냐"고 면박을 줬고, 젤렌스키는 "전쟁이 끝나면 복장을 갖춰 입겠다"며 "당신보다 더 멋진 정장을 입게 될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비를 갖춘 군복을 입은 군인들, 피 묻은 수술복을 입은 의사, 전투기 조종사, 구급상자를 든 의무병 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전쟁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장은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최고의 품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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