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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량보다 해석'…섬세한 열창 보여준 카우프만

입력 2025-03-05 18:32   수정 2025-03-06 00:36


오페라 가수 요나스 카우프만이 10년 만에 내한했다. 그는 모차르트로 대표되는 독일어 오페라 징슈필, 푸치니와 베르디의 이탈리안 오페라, 비제와 구노의 프렌치 오페라, 성악가들의 커리어 마지막 종착지인 바그너 오페라까지 섭렵해 세계 최고 테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 4일 카우프만과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의 리더아벤트(리트독창회)가 열린 롯데콘서트홀 객석엔 빈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카우프만은 2015년 첫 내한 콘서트 때 서른 번의 커튼콜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카우프만은 관객들의 환호 속에 흰 보타이를 맨 정갈한 연미복 차림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첫 곡은 슈만의 ‘12개의 가곡’ 중 제3곡 ‘방랑의 노래’였다. 독일에서 온 가객(歌客)은 “자~아직 취기가 남아 있을 때 떠나자”라는 가사로 시작한 방랑가를 목이 덜 풀린 듯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제10곡 ‘고요한 눈물’에서 카우프만은 과장하지 않은 발성으로 목을 풀듯, op.25 ‘미르테 꽃’ 제1곡 ‘헌정’을 부를 때는 미동 없는 자세로 자신이 낼 수 있는 소리의 반만 들려주듯 노래한 뒤 퇴장했다.

두 번째 무대에서 몸이 풀린 듯한 카우프만은 리스트의 가곡 여섯 곡을 불렀다. ‘사랑할 수 있는 한 사랑하라’를 부를 때 그는 소리를 바깥으로 울려내기보다 몸 안 호흡의 압력만으로 음을 밀어내듯 노래했다. 3절에서 마이너풍으로 전개된 음악이 다시 희망을 찾은 후 외치듯 부른 가사 “O Gott”(독일어로 ‘오 신이시여’라는 뜻)의 고음은 이날 그가 들려준 첫 메조 포르테(mf) 음량 표현이었다.

2부에서 카우프만은 브람스의 op.63 ‘9개의 노래와 시’ 중 제5곡 ‘내 사랑은 초록빛’을 부른 뒤 하관을 좌우로 풀듯 움직였다. 이 행동 이후 신기하게도 전반부와 비교해 시원한 소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두 음악가의 오랜 호흡의 진가가 드러났다. 성악가의 음량이 줄면 피아노는 소프트 페달을 많이 써 부드럽게 연주했고, 센 소리를 내던 카우프만의 성대에서 음이탈이 발생하면 피아노가 소리를 크게 내 실수를 숨겨줬다.

90여 분간 총 24곡을 완주한 카우프만과 도이치는 열광하는 한국 관객을 위해 슈만의 ‘달밤’ 등 총 네 곡의 앙코르를 선보였다. 마지막 앙코르곡 ‘체칠리’에서 B플랫 고음을 들려준 그의 발성 테크닉은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오페라 아리아 콘서트에 대한 기대를 전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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