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비관적인 전망이 점차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전국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월 전국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가 평균 2.5포인트 하락한 72.9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기준치 100을 밑돌면 분양 시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사업자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을 웃돌면 그 반대 상황을 의미한다. 지난해 10월 99.3까지 오른 지수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했다. 11월에 98.2로 내려앉은 뒤 12월(82.0)과 올해 1월(71.4)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75.4로 반등했지만, 이달에 재차 하락했다.
수도권은 3.2포인트(76.7→73.4), 비수도권도 2.3포인트(75.1→72.8) 하락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3.3포인트(66.7→70.0) 올랐지만, 인천이 11.5포인트(76.0→64.5) 급락했다. 서울도 1.4포인트(87.1→85.7) 내렸다.

주산연 관계자는 "연초부터 강남권에서 상승 흐름이 나타났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기점으로 강남구와 송파구에서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나타났다"며 "비강남 인기 주거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하면서 분양전망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천의 경우 매매가격지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분양전망도 크게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비수도권은 대전이 20.3포인트(69.2→89.5)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경남 7.3포인트(69.2→76.5), 충북 2.7포인트(70.0→72.7), 제주 2.4포인트(80.0→82.4), 충남 2.2포인트(77.8→80.0) 순으로 상승했다. 반면 전북은 17.5포인트(81.8→64.3) 급락했고, 부산도 12.6포인트(77.8→65.2), 전남은 10.7포인트(75.0→64.3), 강원은 8.4포인트(66.7→58.3), 울산은 8.1포인트(69.2→61.1)씩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서울·경기와 비수도권의 분양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이유에 대해 주산연은 "지속된 세제와 금융 규제로 다주택자들이 보유 부동산을 정리하고 가치가 높은 핵심 지역 우량 부동산 한 채에 집중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경기침체까지 겹쳤고,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악성 미분양 물량의 80%가 비수도권에 집중되는 등 부정적 시장환경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지방 미분양 주택 3000가구를 매입하고 신속한 SOC 투자 확대 및 기업구조조정(CR) 리츠 도입 방안도 추진하지만, 강력한 대출규제로 인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