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한 이후 송파구 집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그간 규제로 억눌려 있던 가격이 정상화하면서다. 한 달 새 2억원이나 뛴 단지도 있다. 다만 일각에선 토허제 해제 이후 갑자기 수요가 몰리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단 분석도 있다.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째 주(3일) 기준 서울 집값은 0.14% 올라 전주(0.11%)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서울 25개구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송파구다. 송파구는 주간 단위로 0.68% 뛰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잠실동과 인근에 있는 신천동이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잠실동에 있는 대장 아파트 '잠실 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4일 28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월 거래된 26억6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해당 거래가 있고 사흘 뒤인 같은 달 17일에도 28억5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져 28억원대 거래가 줄을 잇고 있다. 이 면적대 호가는 30억원을 훌쩍 넘었다.
리센츠 전용 124㎡도 지난달 15일 39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40억원 턱밑까지 올라왔다. 지난 1월만 해도 37억원에 거래됐던 면적이다. 한 달 새 2억8000만원이 뛰었다.
대장 아파트 집값이 반응하자 수요는 주변으로 옮겨가고 있다.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전용 59㎡는 지난달 17일 22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올해 저점(20억1500만원, 1월)보다 2억원 가까이 뛰었다.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 전용 59㎡도 지난달 6일 21억2000만원에 팔려 직전 거래(19억4000만원, 1월)보다 8000만원 뛰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지 않은 재건축 단지도 가격이 올랐다. 잠실동에 있는 '주공아파트 5단지' 전용 76㎡는 지난달 27일 31억77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월 거래된 31억700만원보다 7000만원이 더 올랐다.
잠실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전국적으로 문의를 받았다"며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로열층, 로열동 매물부터 시장에서 소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파구가 꿈틀대자 강남구와 서초구도 움직이고 있다. 강남구(0.52%) 역시 마찬가지로 토허제가 해제된 청담동이 반응하고 있고, 수요가 꾸준한 압구정동도 집값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서초구(0.49%)는 신흥 부촌 반포동과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잠원동에 있는 주요 단지가 움직이고 있다. 송파구 집값 상승이 강남권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서울 외곽지역인 노원구(-0.03%), 도봉구(-0.02%), 강북구(-0.02%), 금천구(0%), 관악구(0%) 등은 집값이 내리거나 보합권을 기록하는 등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와 주요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상승 계약도 맺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일부 지역과 단지에선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셋값은 0.03% 올라 전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송파구(0.11%)는 신천동과 가락동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뛰었다. 강동구(0.06%)는 고덕동과 둔촌동 대단지 위주로, 양천구(0.05%)는 목동과 신정동 학군지를 중심으로 뛰었다. 서대문구(0.04%)는 북가좌동과 북아현동 소형 규모 위주로, 마포구(0.04%)는 아현동과 신공덕동 위주로, 중구(0.03%)는 신당동과 흥인동 학군지 위주로 가격이 뛰었다.
반면 동대문구(-0.05%)는 장안동과 답십리동 위주로 전셋값이 내렸고, 성북구(-0.02%)는 정릉동과 돈암동 가격이 하락했다. 관악구(-0.01%), 구로구(-0.01%) 등도 전셋값이 떨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외곽지역과 구축에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면서 전셋값이 내렸지만 정주여건이 양호한 역세권과 학군지 등에선 가격이 오르면서 서울 전반적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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