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센강보다 훨씬 수려하고 깨끗해 올림픽만 치러지면 세계인의 눈길을 모을 것이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8월 하계올림픽이 열린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주요 경기장과 센강을 둘러보고 이같이 자신했다. 실제 센강에서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가 진행됐지만 일부 선수가 구토하거나 원인 모를 감염병에 걸려 시합을 중도에 포기하는 등 수질 논란이 빚어졌다. 반면 한강은 오 시장이 첫 임기인 2006년부터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덕에 자연성을 회복하고 강물도 꾸준히 맑아졌다. 천연기념물 수달·맹꽁이가 한강에 다시 나타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 시장이 2021년 보궐선거로 시에 복귀한 뒤 내놓은 ‘그레이트한강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한강을 문화·예술·관광·스포츠 등 수상 복합공간으로 바꿔내겠다는 새 청사진을 담았다. 홍수 예방을 위한 제방 축조(1960년대)와 강변도로 건설(1980년대), 자연성 회복(2000년대) 등에 이어 ‘4차 한강혁명’ 시대를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런 국민적 열망에도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국내 후보 도시를 선정하는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경쟁 상대인 전라북도에 밀려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전주뿐만 아니라 대구(육상), 광주(양궁·수영), 충북 청주(체조), 충남 홍성(테니스), 전남 고흥(서핑) 등 비수도권 도시들이 상호 연대해 경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김관영 전북지사와 정강선 전북체육회장이 직접 발로 뛰면서 전국에 흩어져 있는 대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 작업을 편 것도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투표권을 쥔 대의원이 단 74명에 불과한 만큼 국민 여론보다도 이들의 표심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탈락이 안타까운 건 오 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4차 한강혁명과 글로벌 5대 도시 비전까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가 이번 실책을 철저히 분석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해주길 기대해본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