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發 이중가격제…외식물가 상승 '부채질'

입력 2025-03-06 18:00   수정 2025-03-07 01:45

외식 물가상승률이 45개월 연속으로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오른 데다 최근엔 배달 음식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높여 받는 ‘이중가격제’가 확산하면서 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석유류 물가도 상승세다. 전체 소비자물가는 2% 수준에서 안정을 찾았지만,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보다 배달 수수료가 싫어”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올 1월(2.2%)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작년 4월(2.9%) 이후 11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통상 ‘2%대 물가’는 안정적인 흐름으로 평가받지만, 소비자 사이에선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

외식 물가가 대표적이다. 올 2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외식 물가상승률은 2021년 6월(2.6%) 전체 물가 오름폭(2.3%)을 넘어선 이후 매월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외식 물가 상승 요인으로 이중가격제 확산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중가격제는 프랜차이즈 본사나 점주가 매장 가격보다 배달앱 주문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을 말한다.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메뉴 가격에 전가하는 것이 목적이다.

외식 물가를 조사할 때 배달 매출 비중이 높은 가게는 배달가격을 기준으로 물가를 측정한다. 도시락 프랜차이즈업계 1위인 한솥도시락이 작년 10월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외식 물가 구성 품목인 도시락의 물가상승률은 그해 9월 2.5%에서 10월 8.1%로 급등했다.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업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엔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이 이중가격제를 시작했고. 배스킨라빈스도 작년 12월부터 음료류에 적용했다. 본죽&비빔밥은 지난 4일부터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의 판매가를 높였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달 14일 외식업 점주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로, 세금 및 식자재비보다 순위가 높았다.
◇체감물가와 괴리 커져
체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 가격도 급등세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6.3%로, 올 1월(7.3%)에 이어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세 배 넘게 높았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국제 유가는 작년 이맘때와 비슷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년 새 1320원대에서 1450원 안팎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고 했다.

전체 물가와 서민의 체감물가 사이 괴리가 갈수록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2.6% 올라 전체 물가상승률보다 0.6%포인트 높았다. 2022년 12월(0.7%포인트) 후 가장 큰 차이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1.2%)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010년대만 하더라도 1%대가 많았다. 2011년(4.4%)과 2017년(2.5%) 외에는 2%를 밑돌았고, 2015년(-0.2%)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2021년(3.2%) 이후 매년 전체 물가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다.

이광식/라현진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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