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시장 1위인 농심은 오는 17일부터 신라면의 소매점 기준가격을 기존 95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한다고 6일 밝혔다. 신라면 외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다른 라면과 새우깡 등 과자 제품 출고 가격도 함께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7.2%에 이른다.농심이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린 건 2022년 9월 이후 2년6개월 만의 일이다. 농심은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으로 가격을 올린 지 1년도 안 된 2023년 7월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다시 낮춘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원가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팜유와 전분류, 스프 원료 등의 구매 비용이 증가했다”며 “이 때문에 작년 4분기 영업이익률이 1.7%까지 하락하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7일에는 롯데웰푸드가 과자, 빙과 등 26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빼빼로는 기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설레임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됐다. 롯데웰푸드 또한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초콜릿의 주원료인 코코아 가격 상승을 꼽았다.
여기에 빙그레가 더위사냥 등 22종의 제품 가격을 평균 14.7%, SPC삼립은 포켓몬빵 등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업계 안팎에선 “지난해까지 정부 눈치를 보던 기업들이 탄핵 정국 등으로 물가 관리가 느슨해진 틈을 타 가격을 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주요 식품기업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가공식품 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올랐다. 작년 1월(3.2%) 후 13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현상도 작년 12월 이후 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격차는 작년 12월 0.1%포인트에서 올해 1월 0.5%포인트, 2월 0.9%포인트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오름세가 소비자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의미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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