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스피드 금형 교체 방식은 미후네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다. 프레스 장비의 셧다운 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미후네는 15분 걸리던 금형 교체 시간을 5분으로 단축해 금형 교체 횟수를 하루 다섯 번에서 여덟 번으로 늘렸다. 총셧다운 시간은 하루 75분에서 40분으로 줄었다. 그만큼 경쟁사보다 다양한 제품을 찍어낸다. 이런 유연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로 1990년대부터 이어진 일본 장기 불황을 버텨왔다. 미후네는 서포트 라디에이터, 펜더 라이너 등 2100개 아이템을 생산한다.
구자옥 한국도요타엔지니어링 대표는 “프레스 작업은 정해진 시간에 몇 개를 찍어내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며 “금형 교체 시간이 30분을 넘는 곳이 태반인 한국 중소제조업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진단했다.
미후네는 신속한 금형 교체로 ‘한 번에 생산하는 제품 수량(lot size)’이 줄어 재고도 덩달아 감소했다. 낭비되는 셧다운 시간을 고려해 금형을 바꾸기 전에 여분의 제품을 더 찍어두는 ‘안전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달 950만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미후네의 재고량은 평균 6일분에 불과하다. 최소 15~20일분 이상을 보관하는 한국 중소기업보다 창고, 물류 부담이 적어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매년 매출의 2~3%에 이르는 원가를 줄여나가고 있는 미후네의 경쟁력은 ‘도요타 생산 시스템(TPS)’에 바탕을 뒀다. TPS는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필요한 수량만큼 생산하는 ‘적기 생산(just in time)’을 주축으로 하는 일본 제조업의 표준이다.
97년 역사를 지닌 연매출 7조원 규모의 도요타 1차 협력사 상고(SANGO)는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머플러 등 배기 시스템 비중을 줄이고 차체 부품 비율을 25%로 늘렸다.
이지평 한국외국어대 특임교수는 “일본 자동차 부품산업은 전자산업 등에 비해 아날로그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지만 전기차의 등장으로 디지털화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TPS를 적용하는 제조 현장의 디지털화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요타·나고야=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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