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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늘어난 한국 어쩌나…"악영향 10년 간다" IMF의 경고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입력 2025-03-11 06:00   수정 2025-03-11 07:42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게 정부 부채가 증가하면 기술개발(R&D) 투자가 감소해 성장률이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랏 빚이 R&D 투자를 억누르면서 성장 악화 정도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부채 많을수록 R&D 위기 온다
11일 IMF가 최근 발간한 워킹페이퍼 '정부 부채와 성장: R&D의 역할'에서 칸 세버(Can Sever) IMF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결과 정부부채가 많을수록 연구개발(R&D)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성장률이 더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많은 국가의 성장률과 생산성이 하락한다는 연구는 많이 있었지만 이를 R&D 집약도가 높은 기업의 성장률 하락을 통해 나타난다고 분석한 것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을 비롯한 36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발견됐다. 분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높은 시기(중앙값 기준)의 산업 성장률은 평균 2.6%로 낮은 시기의 3.2%보다 0.6%포인트 낮았다.

산업별로 보면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산업에서 성장률 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성장률은 부채가 많을 때 2.8%로 적을 때 3.9%에 비해 1.1%포인트 더 낮았다. 집약도가 낮은 산업의 성장률은 각각 2.4%와 2.7%로 0.3%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세버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부채가 더 늘어날 경우 산업별 성장률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상위 25%인 국가의 경우 하위 25% 국가에 비해 연구개발 집약도가 높은 기계산업의 성장률이 저기술 산업(제지 산업) 대비 0.5%포인트 추가로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분석에서 부채가 많은 국가의 화학, 컴퓨터, 의료 산업 등 상위 5개 산업의 성장률 손실 폭은 2%포인트에 달했다. 전체 산업의 성장률이 2.9%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폭의 성장 손실이 나타난 것이라고 세버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악영향 최소 10년"…한국도 부채 빠르게 증가
문제는 이같은 부정적 효과가 단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버 이코노미스트는 "악영향은 최소 10년 이상 지속된다"고 분석했다. 단기에서 0.5%포인트였던 기계산업의 제지산업 대비 성장률 악영향은 10년간 누적 3.7%포인트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부채 누증에 따른 성장률 추가 하락은 선진국에서만 발견됐다. 63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이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금융 부문의 개방성이 높은 국가에선 이같은 악영향이 상당폭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채가 많더라도 금융 부문의 높은 개방도로 인해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원활할 수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세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정책은 단기간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지만 부채가 누적될 경우 투자 환경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의 혁신 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며 "장기적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에 따르면 한국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D2)이 약 56%로 36개 선진국 중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증가 흐름은 뚜렷하다. IMF는 2029년 한국의 부채비율이 60%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현금성 정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증가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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