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방산업체 BAE시스템스가 최근 유럽연합(EU)이 '바이 유러피안(유럽산 구매)'을 선언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의 '안방 진출'을 견제하는 분위기와 관련 "외국 방산업체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한국 방산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고 한국 방산업체가 유럽 시장에 진입하려면 유럽 방산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어 상호호혜적으로 협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BAE시스템스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BAE시스템스 서울오피스에서 '테크놀로지 브리핑'을 열고 최근 재무장을 추진 중인 EU의 바이 유러피안 전략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이 유럽에 제품을 납품 중인만큼 '바이 유러피안' 전략이 한국 기업들을 원천 차단한다고 보기엔 시기상조같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BAE시스템스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역량과 자율기술과 기술개발의 방향성을 소개했다. 인공지능(AI)과 무인화 기술이 핵심이 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한 다양한 기술 역량을 뽐냈다.
발표를 맡은 롭 메리웨더 BAE시스템스 기술 디렉터(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한국 시장 진입을 통한 지속적인 안보 협업을 강조했다.
BAE시스템스는 보잉, 록히드마틴과 함께 세계 최대 항공 방위산업체 가운데 하나다. 30년 이상 한국과 협력해왔다. 한국의 초음속 전투기 KF-21에 들어가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포함해 T-50 계열 훈련기에도 BAE시스템스 제품이 들어가 있다.
메리웨더 디렉터는 "한국에서는 BAE시스템스는 한국과 30년 이상 협력해왔다"며 "항공 제품 같은 경우에는 뜯어보면은 BAE 제품은 꼭 하나씩 있다고 할 정도로 한국에서 여러 가지 제품들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사업을 확대하려면 결국 한국 기업들과 협업이 강화돼야 하기 때문에 BAE시스템스의 기술 역량을 알리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오늘 소개한 일부 기술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도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5대 주력 사업으로 △전자시스템 △플랫폼 및 서비스 △ 항공 △해양 △사이버 및 정보 분야를 소개하고, 무인역량제공을 위한 제3자플랫폼과의 기술 통합을 소개했다. 이는 BAE시스템스가 자율주행 기술을, 타사가 플랫폼을 제공하는 협업 방식이다.
메리웨더 디렉터는 "구형 지상플랫폼들을 어떻게 하면 무인화 할수있을지 연구 중"이라며 "예를들면 호주 육군의 M113 장갑차에 자율주행 키트를 연결해 구형 유인 플랫폼을 무인화해 수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핵심 기술로 자율주행 키트, 페이사(PHASA)-35 플랫폼(고고도 장기 체공 무인항공기), 오디세이 프로젝트 등을 소개했다.
메리웨더 디렉터는 "가상환경을 사용하는 오디세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용과 기술을 테스트하는 데 필요한 소요기간, 소요보급률 등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고무보트를 활용해 해상에서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만드는 연구도 수행 중"이라고 했다. 오만의 연안 정찰용 고무보트에 무인화 키트를 납품해 24시간 중단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BAE시스템스는 세계 6위 방산업체로 2024년 기준 매출액은 약 52조원대다. 잠수함, 함정, 항공모함, 지상무기, 전투기 등 육해공 무기 체계에 이어 사이버 및 우주 분야에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 육군에 Bv-206 전지형 차량을 납품했고 해군 함정 30척에 전투체계를 공급했다. 공군이 현재 보유한 여러 고정익 및 회전익 항공기에 첨단 전자전, 통신, 데이터링크, IFF, 군사용 GPS 구성품, 및 항공전자장비 등을 제공했다.
한국이 설계 제작한 T-50 계열 항공기사업에서 파트너이자 납품업체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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