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체뿐만 아니다.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금형산업은 수출이 30% 급감하는 등 위기에 몰렸다. 주문이 몰릴 때 집중 조업을 못 해 납기 경쟁력을 잃으면서 일감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됐던 ‘8시간 추가근로제’마저 사라져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작 출시에 맞춰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는 게임업체도 주 52시간 족쇄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중흥기를 맞은 K조선, 건설업체 등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에 원자재값 급등 등으로 악전고투하는 중소기업들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야당과 노동단체는 예외 규정을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난관이 한두 개가 아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만 하더라도 ‘사람의 생명 보호·안전 확보를 위한 긴급 조치’ ‘업무량 대폭 증가로 사업에 중대한 지장 초래’ 등 요건 증명이 까다로워 활용도가 낮다. 게다가 근로자의 동의를 일일이 받고, 매번 정부 승인 절차를 거치다 보면 적기에 고객사 요구를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는다고 한다.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는 노조가 반대하면 실행하지 못한다.
이런 사정이라면 주 52시간제 전반을 손봐야 마땅한데, 그나마 반도체 업종에 한해 예외를 적용하는 것조차 야당과 노조 반대로 막혀 있는 답답한 실정이다. 낡은 근로제도를 그대로 두고 기업 활성화와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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