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가 지난달 25일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지난달 27일 오후에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을 처음 인지한 지난달 25일에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82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TB)을 발행해 개인투자자 손실을 초래했다는 의혹이 나온다. 홈플러스 채권 불완전판매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논의 시점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13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달 25일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될 것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예비평정을 받은 다음 날인 26일 신평사에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신평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8일 신용등급 강등을 공시했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하락을 인지한 이후에도 820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알고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단기 채권을 발행했다면 ‘사기 발행’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홈플러스 측은 “유동화증권 발행 결정은 지난달 24일 이미 완료됐으며, 25일 오후 신용평가 예비평정 결과를 통보받기 전 발행이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MBK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본격적으로 논의한 시작점이 언제인지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회생절차를 계획하고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을 발행했으면 사기 발행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동양 사태와 2011년 LIG 사태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경영진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증권업계에선 홈플러스 신용등급 강등이 충분히 예상된 데다 기업회생절차는 통상 두 달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만큼 MBK와 홈플러스가 사전에 대비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한 뒤 기업회생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신영증권 실무진과의 미팅에서 단기 자금의 40%를 조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한 이후 기업회생을 준비하기 시작해 연휴 기간이 끝나는 3월 4일 긴급하게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 12일까지 진행한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한 차례 연장하며 현금 확보에 나섰다. 홈플러스가 할인 행사를 연장한 것은 대량의 현금 유입을 통해 미정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철/최석철/라현진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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