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스위스(K-SWISS)는 현재 40대가 고등학생, 대학생 시절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신어본 브랜드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이미 강력한 인지도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살아있는 셈이죠. 케이스위스가 다시 한국에 들어오는 이유입니다.”

지난달 서울 양재동 케이스위스 본사에서 만난 박종현 케이스위스 대표(사진)는 “몇년 전 철수한 브랜드이긴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익숙한 브랜드라는 점이 재론칭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고 봤다”며 이 같이 말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스포츠 의류 브랜드 케이스위스가 돌아온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의 모기업 BYN이 케이스위스 글로벌 지적 재산권(IP)을 보유한 중국 KP글로벌과 손잡으면서다. 이들은 공동 투자해 조인트벤처 ‘케이스위스코리아’를 설립했다. 2022년 케이스위스가 한국에서 철수한 지 3년 만이다.
케이스위스의 국내 사업을 맡은 박 대표는 데상트코리아에서 글로벌 리테일 대표를 역임한 스포츠 브랜드 전문가다. KP글로벌에서 케이스위스 글로벌 사업을 이끌던 중 중국 현지에서 진행한 한 브랜드 행사에서 강태선 BYN블랙야크그룹 회장을 만났다. 박 대표는 "마침 스포츠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싶어하던 블랙야크 측과 니즈가 맞았다"며 "강 회장과 만난 당일 바로 한국 시장 재론칭을 결정할 정도로 확신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케이스위스는 1966년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출범한 브랜드다. 미국 테니스화 점유율 1위(24%)를 차지할 만큼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테니스화 시장에선 나이키(19%) 아디다스(13%), 아식스(11%) 보다 비중이 높다. 2013년 이랜드그룹이 브랜드를 인수했지만 6년 만에 매각하면서 한국 사업도 중단됐다.
국내 시장에서 새롭게 자리잡기 위해 케이스위스는 강점인 테니스화는 물론 러닝 서핑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신발 및 의류 제품을 내놓을 계획. 그는 "테니스 붐이 일던 시기에 들어왔으면 자리를 잡는데 더 용이했겠지만 코로나19로 제약이 많았다"면서도 "위기가 기회가 되는 만큼 제품군을 확대해 타깃층을 넓히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기존엔 신발이 매출의 80%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의류 60%, 신발 35%, 용품 5% 비중으로 운영한다는 복안. 20~30대를 새로운 고객층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이미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갖추고 있는 40대 이상 연령대의 추억을 자극하면서도 25~35세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캐주얼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신발 외 상품의 비중을 높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의복은 유행을 일으키면 착용할 수 있는 영역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노스페이스 패딩을 입고 출근이나 등교를 한다든지, 룰루레몬 레깅스를 신고 등산을 한다든지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스위스는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무신사와 삼성물산 패션몰(SSF) 등 주요 플랫폼에 입점했으며 판매처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박 대표는 “온라인 매출 비중을 30% 이상 가져갈 것”이라며 “젊은 층이 선호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소셜미디어(SNS)를 활용한 모바일 홍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에 첫 매장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은 올해 수도권을 포함해 7~8개 확보한다.
디자인 혁신을 위해 서울 성수동에 디자인센터도 마련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배트맨, 해리포터 등과 컬래버레이션(협업)했던 것처럼 캐릭터 IP 협업 상품도 구상한다. 그는 “한국인이 좋아하고 잘 맞는 스타일을 연구하면서 이 정보를 바탕으로 본사 글로벌 연구센터와 협업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내놓으려 한다”며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처럼 글로벌 헤리티지를 잘 살리면서도 현지화에 성공한 브랜드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익숙함이 오래된 것이란 인식을 주지 않게끔 디자인과 마케팅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내년이면 브랜드 60주년이 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친근한 느낌을 살리면서도 새로 변화하는 문화를 반영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