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이 도매시장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매시장에서는 여전히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도매가는 1주일 사이 두 자릿수로 떨어졌지만, 소매가 하락률은 1% 미만에 그쳤다. 정부 대책이 효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13일 배추 도매가격은 ㎏당 1180원으로, 1주일 전보다 20.4% 하락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락시장에서도 상등급 10㎏ 가격이 1만5538원에서 1만3844원으로 12.2% 떨어졌다.
하지만 소매가격 흐름은 다르다. aT 집계에서 13일 기준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는 5516원으로 1주일 전보다 45원(0.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현재 배추 소매가격은 aT가 자료를 수집한 1995년 이후 3월 기준으로는 최고가다.

소매가격 하락이 더딘 것은 저가로 풀리는 배추 물량이 가격을 안정시키기에는 너무 적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7일 비축한 배추 2500t을 시장에 공급하고, 다음달까지 중국산 배추에 할당 관세를 적용해 수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저가 물량은 대부분 도매시장과 대형 식품업체가 가져가고 있다. 서울 기준 하루 500t 이상의 배추를 거래하는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2500t 방출은 가격 안정 효과를 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배추를 제외한 주요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테란에 따르면 22개 품목 중 토마토(13.7%), 방울토마토(10.7%), 파프리카(3.4%)를 제외한 19개 품목의 가격이 하락했다. 봄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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