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미국 인도 유럽 등 현대자동차 해외법인 9곳의 매출이 전년 대비 8.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 판매가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경기가 얼어붙은 유럽에선 매출이 다소 줄었다.
16일 현대차의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생산·판매), 인도, 체코, 튀르키예, 캐나다, 인도네시아, 브라질, 유럽 등 9개 해외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17조64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08조6773억원)보다 8.2% 증가한 수치다.
북남미 지역에서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앨라배마주에 있는 미국 생산법인(HMMA)의 지난해 매출은 15조4734억원으로 전년(13조2753억원)보다 16.6% 급증했다. 미국판매법인(HMA) 매출도 2023년 40조8238억원에서 지난해 46조3151억원으로 13.5% 늘었다. 캐나다판매법인(HACC)은 전년보다 30.9% 늘어난 6조37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중남미 생산 거점인 브라질 공장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2%, 55.4% 늘어났다.
북남미 법인 매출이 늘어난 것은 신차 판매가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총 83만6802대를 팔아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중에서도 전기 SUV인 아이오닉5(4만4400대)가 31%, 대형 SUV 팰리세이드(11만55대)가 23% 증가해 판매를 이끌었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법인 이익은 33.2% 늘어난 반면, 판매법인 이익은 1조5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44.4%가량 줄었다. 판매장려금(인센티브) 확대 등 가격 할인에 나선 것이 부담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정부가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자 현대차는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지급한 바 있다.
유럽 시장에선 유럽법인(HME)과 체코법인(HMMC)의 매출이 각각 7.8%, 0.8% 줄었다. 유럽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완성차 시장도 위축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 신차 판매량은 1060만대로 전년 대비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EU 내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프랑스(-3.2%) 독일(-1.0%) 이탈리아(0.5%) 등은 판매량이 도리어 줄었다. 현대차의 유럽 지역 신차 판매도 2023년 63만5904대에서 지난해 60만9476대로 감소했다.
인도 공장은 매출이 4.3% 줄고, 이익은 0.5% 증가했다. 영업 이익률은 8.3%로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았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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