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에너지 정책은 경제 안보의 핵심 정책으로 부상하고 있다. 90% 이상의 에너지를 수입하는 대한민국은 안정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의 중요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국내 천연가스 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2개국에서 22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0여년간 천연가스의 탐사·개발 등 상류 사업에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도시가스 배관 등 중·하류 인프라 사업에 이르기까지 천연가스 전 사업 영역에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투자한 모잠비크 4광구는 매장량이 약 1.3억t으로 추산된다. 국내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을 기준으로 약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이다. 이 광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성공 사례로 거론된다. 가스공사는 2007년 해당 광구의 지분 10%를 매입하면서 사업에 발을 담갔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11월 코랄 사우스 FLNG(해상부유식 액화플랜트)에서 LNG 생산을 개시하면서 상업 운전이 시작됐다. 2023년부터 안정적인 생산단계에 진입해 총 266만t의 LNG를 판매했다. 가스공사의 보유 지분(10%) 기준으로 약 1억2000만달러(약 1741억원)어치 매출을 달성했다.
가스공사는 오는 2047년까지 25년간 연간 337만t 규모의 LNG를 생산·판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4광구와 관련된 후속 LNG 사업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코랄 노스 등 후속 가스전 개발을 통해 LNG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엔 국내 조선사도 혜택을 입을 수 있다. LNG를 운반할 선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재무 여력과 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투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모잠비크 코랄1 FLNG에서 디젤 발전기의 사용을 제한하고, 소각 가스를 최소화하는 등 설비 최적화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3년 대비 약 9만t 감축했다. 가스공사의 이런 저탄소 해외사업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공개적으로 한·일 양국의 투자 참여를 거론한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도 가스공사의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위해 해외자원 개발사업에 뛰어든 가스공사는 장기간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후 최근 들어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미 투자한 다수의 사업이 본격적인 생산단계로 진입하면 투자비 회수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가스공사 안팎에선 현재까지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오는 2032년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스공사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투자비 회수액의 일부는 전략적으로 신규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50년까지 해외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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