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전면 재개정 또는 폐기 가능성이다. 한·미 FTA 재협상 우려는 트럼프 당선 때부터 점쳐진 일이나, 트럼프가 이달 초 한국을 콕 찍어 정조준하면서 우리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불공정 무역 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
물론 이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미 FTA로 양국 간 거래 품목의 98%가 무관세다. 트럼프가 말한 4배는 세계무역기구(WTO) 평균 최혜국 대우(MFN) 관세율이 한국이 미국보다 4배 높다는 것인데, 이는 FTA를 체결한 양국에는 일률적으로 대입할 수 없는 주장이다. 그간 트럼프의 화법을 보면 합리성과 논리성은 차치하고 일단 밀어붙이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그래서 앞으로 협상 과정이 더 걱정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우리 통상 관계자들은 미국이 농산물 위생·검역, 온라인 플랫폼 및 디지털 분야, 중국산 철강의 우회 수출 문제 등 비관세 요인을 집중 제기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산 제품이 다른 나라를 통해 우회적으로 미국으로 들어가는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통상·외교는 그 어느 분야보다 인맥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그런데 국내 최고의 통상·대미 전문가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탄핵 심판에 갇혀 있는 것은 국가적 큰 손실이다. 헌법재판소는 당장이라도 한 총리의 복귀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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