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최근 뎀나 그바살리아를 새로운 CD로 임명했다. 그는 오는 7월 초 공식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뎀나 그바살리아는 2009년 메종마르지엘라에 입사해 2013년까지 여성복 컬렉션을 담당했다.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소망이던 그는 2014년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서 ‘베트멍’이란 새로운 브랜드를 창업해 선보였다. 2015년엔 발렌시아가 CD로 발탁돼 스트리트패션을 접목했다. 쓰레기봉투, 해진 운동화 등을 명품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뎀나 그바살리아의 CD 선임 사실이 알려진 뒤 구찌 모회사인 케링그룹 주가는 지난 14일 하루에만 10.7% 급락했다. 뎀나 그바살리아 특유의 스트리트패션이 구찌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JP모간은 투자 메모를 통해 “논란의 여지가 큰 선택이란 것이 패션업계 중론”이라고 평가했다.
구찌는 2023년 사바토 데 사르노를 CD로 발탁하고 ‘조용한 명품’ 트렌드에 맞는 디자인의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축한 구찌의 정체성과 충돌한다는 평가 속에 매출이 급감했다. 구찌 인기가 높은 중국의 경기 침체까지 겹치자 지난달 초 CD 교체에 나섰다. 작년 4분기 구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19억2400만유로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매출은 1% 늘어 반등에 성공했다. 에르메스 매출은 17.7% 급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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