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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 춘추전국시대가 온다 [한경 코알라]

입력 2025-03-19 10:25   수정 2025-03-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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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지지 선언과 현재 시장의 지배자 테더(USDT)에 대한 규제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급성장하는 이 시장에 새로운 대어(大魚)들이 진입하며,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세계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2022년 12월 '2023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서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바이낸스의 비유에스디(BUSD)의 점유율 비율이 삼국지의 위·촉·오 인구 비율과 유사하다며 '스테이블코인 삼국지'를 언급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BUSD는 바이낸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제재로 추가 발행이 중지됐고, USDC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 사태의 여파로 여전히 고전 중이다.

그렇게 테더(USDT)가 패권을 차지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4년 공급량이 59% 이상 성장하여 미국 달러 공급량의 1%에 도달했으며, 연간 거래량은 27.6조 달러에 이르러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2024년 합산 거래량을 초과한다. 그리고, 이렇게 거대해진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5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규제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기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는 곧 민간 스테이블코인으로 CBDC의 역할을 대체하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트럼프 정부의 '크립토 차르(AI & Crypto Czar)' 데이비드 색스는 2월 기자 회견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US dollar dominance)과 국채 수요에 핵심 역할을 하며, 미 국채 관련 수 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활동과 미국 내 금융 혁신을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지원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같은 달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를 통과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Generating Enduring National Innovation for Upholding Stability Act)'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규제 체계를 명확히 했다. 시장 가치가 100억 달러 미만인 발행자는 주 정부의 감독을 받고, 더 큰 기업은 연준(FRB)과 통화감독청(OCC)의 관할 하에 놓이게 된다. 이 법안으로 미국 내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은 합법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가지게 되었으며, 미국 기준 '역외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에는 미국발 규제 가능성도 발생했다. 미카(MiCA) 법안 발효로 유럽에서도 법적인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테더(USDT)에 지배력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이러한 맥락에서 테더(USDT)가 차지하고 있던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중원'을 차지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들이 본격화되고 있다. 리플은 RLUSD를 출시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 스탠다드차타드 등 대형 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다. 결제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페이팔은 이미 PYUSD를 출시했고, Stripe, Moonpay 등 결제 서비스들도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수익형(yield-bearing) 스테이블코인들도 등장하고 있다. 블랙록과 프랭클린템플턴 등 금융사들은 BUIDL, FOBXX/BENJI 등 '토큰화 펀드'를 발행했는데, 이 토큰들은 액면가를 1달러로 유지하면서 펀드에서 발생하는 수익(yield)을 토큰 보유자에게 돌려주는 형태다. 보유자 입장에서는 가지고만 있어도 이자가 붙는 예금과 같은 형태가 된다. 이러한 수익형 스테이블코인은 2024년 한해 시가총액이 414% 성장하여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은행을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
스테이블코인은 일반 대중에게 은행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페그(peg: 담보가 되는 법정화폐에 대한 가치 고정)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보유자 입장에서는 은행 잔고나 코인 지갑의 스테이블코인 잔고나 앱에 표시되는 숫자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특히 믿을 수 있는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은행 앱 내 현금 잔고와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보다 편리하다. 은행 계좌 개설 시 필요한 번거로운 절차(방문, 서류 작성, 신분증 촬영 등)를 거치지 않고 지갑 앱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송금도 쉽고, 저렴하며, 빠르다. 특히 해외 송금에서 그 장점이 두드러진다.

기업과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은 24/7 가용성, 더 빠른 정산 시간, 추적 가능성, 투명성, 비가역성과 같은 장점을 제공하여 ACH, FedWire, SWIFT와 같은 전통적인 결제 시스템보다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들은 현재 35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 부채의 약 0.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능가한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국채 시장에서 후퇴하는 외국 투자자들이 남긴 공백을 채우고 있으며, 백악관은 이 점을 강조하며 스테이블코인 지지를 천명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인프라가 부진한 신흥 시장의 많은 사람에게 달러의 안정성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많은 국가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채택(adoption)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은?
대한민국은 우수한 금융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춘추전국시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최근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수많은 스테이블코인은 응당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애쓸 것이고, 그렇다면 이들이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률이나 더 편리한 부가서비스 등을 내세울 것은 자명하다. 믿을 수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이 환매를 보장한 달러 스테이블코인들이 다수 출시되어 수익률(yield)을 경쟁적으로 높인다면 국내에서의 수요도 상당할 것이며, 이것이 심화할 경우 ‘서학개미의 난’처럼 원·달러 환율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더 나아가, 해외 금융기관이 원화(KRW)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해외 금융기관에서 발행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면 한국의 금융시스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정부의 관할을 벗어난 국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금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나 법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막는다 해도,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나 탈중앙화 금융(DeFi) 서비스에서 원화 표기 스테이블코인은 여전히 거래될 것이며, 이를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다. 외국인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니즈가 있을 것인가가 의문이라면, 역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거래쌍으로 제공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있을지 생각해 보면 된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테더(USDT)는 바이낸스의 거래쌍 역할만으로 지금 이 규모까지 성장했다.

스테이블코인 춘추전국시대는 벌써 시작되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국내에서 얼마나 유통되는지 정도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신무기가 국내외 금융 시스템을 어떻게, 얼마나 빨리 재편할 것인지다. 편의성과 접근성은 물론, 높은 수익률과 안정성까지 약속하는 스테이블코인들이 곧 우리 시장에 찾아올 것이다. 이에 대항할 국산 대체재는 아직 없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센터장을 맡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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