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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정부가 2030년까지 연간 50억파운드(약 9조4000억원) 규모의 복지 구조조정에 나선다. 과도한 복지 혜택이 청년의 일할 의욕을 뺏어 ‘복지병’을 부추긴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최근 10년간 최대 규모의 복지 지출 삭감이다.
리즈 켄들 영국 노동연금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하원에서 “국민과 국가 전체에 피해를 주는 현재의 망가진 복지 시스템을 용납할 수 없다”며 복지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나 환자에게 제공하는 개인자립수당(PIP)의 지급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다.노동당은 2013년 도입된 이 수당이 최근 심각하게 남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자립수당 수급자는 올해 1월 기준 366만 명으로 5년 만에 71% 증가했다. 전체 생산연령인구의 10%에 달하는 수치다. 노동당은 올해 257억파운드인 PIP 지급액이 2030년 700억파운드로 커질 것이라고 본다.
키어 스타머 내각은 청년이 일을 기피하고 복지에 의존하게 하는 복지병을 뿌리 뽑겠다는 계획이다. 켄들 장관은 현재 실직 상태거나 교육·직업훈련을 못 받은 청년이 전체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명에 달한다며 “일할 수 있는 수백만 명이 복지 혜택에 얽매여 있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수백만 명, 특히 젊은 세대가 일하고 독립적 삶을 살 잠재력이 있는데도 복지 혜택에 의존한다”며 “그들이 이렇게 삶을 낭비하도록 두는 것은 도덕적 파산”이라고 말했다.
개인자립수당 심사는 요리, 식사, 세탁, 옷 입기, 소통 등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주당 최대 184파운드(약 34만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노동당 정부는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싱크탱크 레졸루션파운데이션은 이번 조치로 80만~120만 명이 청구 자격을 잃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당은 이 외에도 저소득층과 장애인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유니버설 크레디트’ 급여를 연 775파운드를 1회 올리고 2030년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유니버설 크레디트 지급 시작 연령은 18세에서 22세로 높였다. 이를 통해 총 50억파운드의 지출을 절감할 방침이다. 올해 영국 예산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진보’를 표방하는 노동당이 복지 지출 삭감에 나선 데는 재정 악화도 작용했다. 스타머 내각은 지난해 10월 자본이득세율과 국민보험료율 등을 인상해 연간 400억파운드가량의 세수를 늘리는 증세를 했다. 하지만 레졸루션파운데이션은 성장세 둔화로 인해 현재 99억파운드 흑자인 재정이 2030년 50억파운드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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