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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머니, 中 증시로 진입… 대표주자는 기술주”

입력 2025-04-01 06:00   수정 2025-04-07 08:10

[커버스토리]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눈치 빠른 스마트 머니는 이미 빠르게 중국 증시에 들어갔어요. 그중 플래그십이 중국 기술주죠.”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 기술주의 ‘진짜 실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달라졌다. 과거 ‘공동부유론’을 내세워 플랫폼 기업을 규제했던 중국 정부의 태도도 최근 들어 180도 변했다. 중국의 기술주가 최근 유독 뜨거워진 배경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지난 4년 동안 증시가 가라앉았다가 정부가 이를 다시 부양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중국밖에 없다”며 “특히 최근 몇 년간 증국 증시가 안 좋았던 배경은 정부의 정책 탓이 컸는데, 이 스탠스가 달라지면 증시는 자연히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 ‘중국통’으로 손꼽히는 전 소장과 만나, 달라진 중국 증시 분위기와 빅테크 기업에 대해 물어봤다.




미국 증시의 대안으로 중국 빅테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해석한다면.
“최근 딥시크의 등장으로 중국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졌다는 게 첫 번째 요인일 것 같습니다. 사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죠. ‘스마트 머니’들은 그 시점부터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올 1월 딥시크가 화제가 되면서 일반 대중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과거에는 ‘중국에 무슨 기술주가 있어’라는 생각을 했던 대중들에게 ‘중국에게 미국의 뒷통수를 칠 정도의 기술력이 있구나’라는 새로운 인식이 생긴 거죠. 또 최근 4년 동안은 중국 시장에 부정적인 이슈가 끝없이 나왔어요. 그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 측면이 컸는데요. 현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같은 미·중 무역 갈등도 ‘악재’가 아니라 ‘호재’로 인식되는 전형적인 강세장의 모습이 된 거죠.”

민영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 변화도 이런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변화인가요.
“과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하려는 목적으로 내놓은 정책 어젠다가 공동부유론입니다. 다같이 잘 먹고 잘 살자, n분의 1로 나누자는 것이었어요. 40년에 걸쳐 성장하는 동안 빈부의 격차가 컸다고 보고, 혼자서 잘 먹고 잘사는 대표적인 이들을 골랐어요. 첫 번째가 플랫폼 기업, 두 번째가 부동산, 세 번째가 교육 기업입니다. 이들을 4년 내리 규제를 한 겁니다. 그 결과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하며 주식 시장이 하락했어요. 부동산 가격도 떨어졌죠. 모든 것이 결국은 소비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의 한계까지 왔죠. 그러다 최근 시 주석이 민영 기업 좌담회를 하면서 아주 중요한 얘기를 하게 됩니다. 공동부유론을 실질적으로 철폐하고 다시 ‘선부론’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선부론은 뭔가요.
“덩샤오핑이 고양이를 빗대 ‘까만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쥐를 많이 잡은 고양이가 그 쥐를 못 사는 고양이한테 나눠주라’고 했죠. 이게 선부론입니다. 올해 시 주석이 민영 기업 좌담회를 하면서 ‘민영 기업들이 먼저 부자가 돼서 공부론을 실현해야 된다’고 이야기해요. 지난 4년간의 정책 어젠다를 선회하겠다는 뜻을 전 세계가 보고 있는 가운데 밝힌 거죠.”

왜 정책 선회를 공개적으로 밝힌 걸까요.
“민심이 천심이라고 하죠. 천심을 어길 수 있는 위정자는 없습니다. 21세기의 민심이 뭘까요. 경제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소비’예요. 역사적으로 중국의 혁명은 밥을 못 먹었을 때 일어났어요. 그런데 중국의 소비심리지수가 최근 3년 동안 최악으로 떨어졌거든요. 중국 정부가 판단했을 때 ‘민심 이반’에 해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죠. 또 하나의 핵심은 미·중 무역 전쟁입니다. 미국이 앞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60% 더 부과한다면, 85%의 관세율이 되죠. 이 경우 대미 수출은 제로가 된다고 봐야 됩니다. 이를 커버하려면 내수를 키우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민영 기업들의 협조 없이 소비 회복은 불가능해요. 결국은 정부가 정치적 스탠스를 바꾼 이유는 민심, 그리고 미·중 전쟁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가 있었는데요. AI 등 첨단 기술에 투자한다는 계획이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양회에서 주요 산업 10가지를 육성 산업으로 지정했고, 여기에 AI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세부 정책은 추후에 31개 성·시 지방정부가 발표할 텐데요. 이미 선전시가 1조 위안 규모로 AI 펀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고, 중국 내 벤처캐피털(VC) 업계도 1조 위안을 AI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죠. 이 두 군데의 투자 규모만 합쳐도 2조 위안(약 400조 원)인데,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3분의 2에 해당합니다. 앞으로 중국 중앙정부도 국가 차원에서의 본격적인 지원 정책을 내놓을 겁니다. 자연히 올해 최대 이슈인 AI주들이 중국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당연히 알리바바, 텐센트 등 플랫폼 기업도 포함됩니다.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라고 하는 AI의 대형 투자가는 전부 플랫폼 기업입니다.”

최근 중국의 기술주로 ‘중국판 M7(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SMIC·메이투안·BYD·레노버)’이 많이 거론되는데요. 특히 주목해야 할 기업이 있을까요.
“미국 증시를 예로 들면 구글, 애플과 같은 올드보이는 재미가 없죠. 우리가 잘 몰랐던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했지, 전통적인 기업은 그 정도는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새로운 스타가 중요합니다. 중국에서도 알리바바, 텐센트는 ‘잘하면 본전’인 회사예요. 새로운 스타는 샤오미, BYD, SMIC 순으로 꼽고 싶습니다. 흔히 샤오미를 배터리, 충전기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는데요. 샤오미는 중국에서 애플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예요. 그런데 최근 샤오미가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기차 예약 판매를 하자 1년 치 물량이 하루 만에 다 팔릴 정도죠. 또 홈 오토메이션 서비스는 샤오미를 따라올 회사가 없습니다. 샤오미 전기차를 타고 운전하다가 ‘15분 뒤에 집에 도착할 건데, 차고 문 열고 에어컨 온도를 몇 도로 맞춰줘’라고 하면 그대로 실행해줍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미국에도 없어요. 샤오미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른 이유죠. 그다음으로 추천한 BYD는 이미 테슬라를 이겼죠. 또 사상 최고치의 주가를 경신하는 SMIC는 한마디로 중국의 삼성전자입니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중국이 AI 산업을 키울 때 반도체를 누가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SMIC가 하는 겁니다. 회사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가가 오를 만한 밸류를 갖고 있죠.”




최근 떠오르는 중국 빅테크 창업자는 과거와 비교해 어떻게 달라졌나요.
“과거보다 연령대가 어립니다. 1980년대생부터 1990년대생, 2000년대생도 있습니다. 또 1세대 창업자 같은 경우는 해외 유학파들이 많은데요. 최근 빅테크 창업자 중에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전혀 하지 않은 중국 토박이가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딥시크 창업자가 대표적인 예죠. 중국의 기초 기술과 교육 수준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기술력의 시차가 크게 좁혀졌습니다.”

그런 발전이 어떻게 가능했죠.
“과거 중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인재 중 약 70%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인재들이 중국으로 귀국해 대학, 연구소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거죠. 중국에는 영재 교육이 있는데요. 15세 미만의 똑똑한 영재를 대학에 바로 입학시킵니다. 중국 60여 개 대학에서 영재반을 운영하는데 이들을 1대1로 가르치는 사람들이 유학을 다녀온 최고의 고수인 겁니다. 중국에서는 원사(최고의 권위와 기술력을 가진 과학기술학자)라고 부르는데요. 고수가 천재를 가르치니 진도가 굉장히 빨리 나가겠죠. 이렇게 성장한 이들이 훗날 신기술을 개발하게 됩니다. 또 중국은 과거부터 천인계획, 만인계획 같은 인재 유입 계획을 추진했는데요. 노벨상을 탈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진 인재를 전 세계에서 스카웃해 온 적도 있죠. 이처럼 여러 배경으로 중국의 젊은 인재가 미국의 최신 기술 동향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할 수 있는 환경이 대거 형성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 버금가는 비즈니스 모델이 마구 생겨난 거죠.”

미국을 추월할 가능성도 있을까요.
“언젠가는 그럴 가능성도 있죠. 하지만 최근 딥시크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겁니다.”

미·중 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요.
“갈등이 쉽게 풀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은 AI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막으려 할 것이고,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가거나 추월하려고 하겠죠. 미국의 기술 제재는 중국이 기술 국산화를 더 빠르게 이뤄 가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앞으로 중국 빅테크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 또한 반도체 칩의 국산화입니다. 국산화된 칩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보급해줄 수 있느냐가 문제죠.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 빅테크의 성장에 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현시점 중국 투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향후 전망과 함께 말씀해준다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4년 동안 주가가 내려갔던 나라가 한 곳 있습니다. 바로 중국이에요. 정부의 정책 때문이었죠. 그런데 정부가 반대 방향으로 스탠스를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올라가게 되는 거죠. ‘전쟁과 증시는 친구다’라는 말이 있어요. 전쟁이 나면 첨단 기술이 쓰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술주가 같이 가게 돼 있어요. 현재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술 전쟁이에요. 이 전쟁에서 싸우려면 기술 개발을 해야 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의 규모도 만만치 않겠죠. 수혜주는 자연스럽게 주가가 올라갈 거고요. 또 미국은 그동안 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불가피합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기술주가 앞서 꺾인 주가를 반전시키려면 어닝 서프라이즈 정도의 실적 성장세가 나와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실망감으로 인해 주가는 빠지게 돼 있어요. 반면 중국 증시는 이미 많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더 이상 실망할 게 없어요. 반대의 상황이라는 이야기죠. 낮았던 기대감 속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될 확률이 높아요. 이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소비를 부양하기 위해 증시와 부동산을 부양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하게 밝혔습니다. 내수 부양을 위해 국민들이 돈을 쓰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예요. 현금을 주거나 현금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을 주면 돼요. 그게 바로 웰스 이펙트죠. 부동산과 증시를 부양하면 소비는 자동으로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눈치 빠른 스마트 머니는 이미 빠르게 중국 증시에 들어갔어요. 그중 플래그십이 중국 기술주죠.”

투자자들이 중국 기술주에 투자하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중국은 국가 정책이 민간 기업의 사업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큰 나라입니다. 분기별로 진행하는 정부의 경제 정책 회의는 반드시 체크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내 리포트를 직접 읽어보는 것도 중요하고요. 종목 분석이 어렵다면 업종 위주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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