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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로이드, 한화생명 등에 업고도 산업은행 콘테스트 '나홀로' 서류 탈락

입력 2025-03-24 09:29  

이 기사는 03월 24일 09: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올해 펀딩 시장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산업은행 출자사업에 재도전했지만 서류 심사에서 낙방했다. 서류 심사에서 떨어진 운용사는 센트로이드가 유일하다. 지난해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가 진행한 출자 사업에 지원해 모두 낙방한 센트로이드는 정진혁 대표(사진)가 한화생명을 '뒷배'로 두고 펀딩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데다 테일러메이드를 두고 주요 출자자(LP)인 F&F와 경영권 분쟁까지 벌이는 등 구설이 끊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센트로이드, 나홀로 탈락 '굴욕'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산업은행이 진행하는 혁신성장펀드(성장지원) 위탁운용사 선정 사업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 3~4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총 3700억원의 자금을 출자하는 이 사업엔 센트로이드를 비롯해 8곳의 운용사가 지원했다. 센트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모두 서류 심사 관문을 통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센트로이드만 콕 집어 서류 심사에서 떨어트린 건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센트로이드는 지난해에도 산업은행이 두 차례 진행한 출자사업에 지원했지만 모두 선정되지 못했다. 센트로이드는 이밖에도 수출입은행, 과학기술인공제회, 새마을금고, 성장금융·IBK 등이 진행하는 출자사업에도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성장금융·IBK가 진행한 출자사업 중형 부문은 두 곳의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지원자가 센트로이드 한 곳뿐이라 사실상 미달이었음에도 탈락했다.

지난해 쓴맛을 본 센트로이드는 한화생명으로부터 최대 1000억원의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했다는 점을 앞세워 올해 5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한화생명은 센트로이드가 조성하는 펀드 규모에 따라 출자액을 조정해 최대 1000억원을 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타 기관 LOC가 있으면 펀드 결성 가능성을 높게 봐 출자사업 평가 과정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선 한화생명이 아직까지 별다른 회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센트로이드에 출자를 약속한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화생명은 그간 맥쿼리자산운용, 스틱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H&Q코리아처럼 규모가 크고, 업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대형 운용사를 중심으로 자금을 출자해왔다. 출자금액도 20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다. 센트로이드에 이례적인 출자를 주도한 건 유창민 전략투자본부장(전무)과 박성수 대체투자사업부장(상무)이다. 이 둘은 한화생명에서 신사업과 관련된 투자와 사모펀드 등 대체투자를 책임지고 있다.
잡음 끊이지 않는 센트로이드
센트로이드가 한화생명의 후광을 등에 업고 펀딩 시장에 다시 도전했지만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센트로이드가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가 진행하는 출자사업에 계속해서 미끄러지는 건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 꼬리표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센트로이드는 새마을금고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운용사다. 테일러메이드와 사우스스프링스 등 센트로이드가 인수한 주요 포트폴리오에 새마을금고가 앵커LP로 자금을 댔다. 이때 센트로이드를 도운 게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사태로 구속된 최모 팀장이다. 최 모 팀장과 정진혁 센트로이드 대표는 막역한 사이로 최 팀장 구속 이후에도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센트로이드는 포트폴리오 관리 부실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금난에 빠진 포트폴리오사를 살리기 위해 다른 포트폴리오사의 자금을 활용한 게 문제가 됐다. 센트로이드는 2017년 인수한 솔리드이엔지가 적자로 전환하고 자본잠식에 빠지자 2019년 인수한 코오롱화이바의 자금을 솔리드이엔지에 빌려주는 방식으로 자금을 돌려막았다. 센트로이드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두 회사를 각각 인수했고, 두 프로젝트펀드의 LP는 서로 다르다. 한 기관투자가의 자금으로 인수한 회사가 다른 기관투자가의 자금으로 인수한 회사를 살리는 데 동원됐다는 얘기다.

센트로이드는 사우스스프링스를 인수할 때 투자한 전환사채(CB)를 LP 동의 없이 보통주로 전환하는 등 투자구조를 바꾼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 들어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의 LP인 F&F와 경영권 분쟁도 벌이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F&F와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는 이면 계약을 맺어 금융감독원까지 이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센트로이드를 둘러싼 논란들의 핵심은 운용사가 지켜야 할 제1의 원칙인 선관주의 의무에 소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연기금·공제회가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정량적 요소만큼 정성적 요소를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센트로이드엔 더 큰 악재다. 최근 홈플러스 사태 이후 국민연금은 위탁 운용사 선정 시 책임투자 가점 제도를 도입해 정성적 요소를 확대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책임투자 가점 제도가 도입되면 재무적 요소뿐만 아니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용사를 선정하게 된다. 보통 국민연금이 결정하면 다른 연기금·공제회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부분의 연기금·공제회가 비슷한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센트로이드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등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면 국내 연기금·공제회의 자금을 출자받긴 사실상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센트로이드도 국내 펀딩에 난항을 겪자 밖에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지난해부터 해외 펀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센트로이드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자 한화생명과의 관계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화생명 측은 센트로이드가 여러 가지 문제에 휩싸인 운용사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IB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센트로이드의 세평 조사를 다시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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