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에는 그간 각종 규제만 무성할 뿐 변변한 지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설비투자액의 15%를 세액공제해주는 ‘범용’ 제도가 있다지만 대규모 투자 여파로 적자를 낸 기업에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매년 3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지난해 1조원대 적자를 본 SK온과 같은 기업은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CATL 한 개 기업에 지급한 보조금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정부도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팩에는 생산원가의 35%인 ㎾h당 45달러를 현금으로 준다. 경쟁국이 자국 기업을 차에 태우고 달리는 동안 한국만 기업에 맨발로 달리라고 주문해온 셈이다.
얼마 전 삼성SDI가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서고 LG에너지솔루션이 1조6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K배터리’ 기업들은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배터리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극복이라는 당면 과제도 해결이 녹록잖다.
배터리 사업은 미래 성장산업인 만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시설투자에서 양산까지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장기전이기도 하다. 배터리 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급’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거나 ‘재정 건전성이 중요하다’는 등의 한가한 발언이 나올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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