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뉴스1에 따르면 경남 산청군 시천면 원리 국동마을 김필순 할머니(87)는 눈물을 훔치며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이같이 말했다. 이 보도에서 김 할머니의 동갑내기 친구 황선효 할머니도 불을 끄다 변을 당한 사람들은 국가에서 보상을 많이 해줘야 한다며 위로했다. 황 할머니는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 사망한 사람들은 국가유공자다. 국가에서 보상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진화 작업이 사흘째로 접어들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진화율은 30%다. 당국은 헬기 33대와 인력 1351명, 차량 217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전체 화선은 40㎞로 이 중 28㎞를 진화하고 있다. 화재 영향 구역은 1329ha로 추정된다. 산불 현장 기온은 6.8도, 습도는 69%이며 초속 0.7m의 북북동풍이 불고 있다.

이번 산불로 진화 작업에 나선 창녕 광역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분 역풍에 의해 고립됐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지역으로 불이 번지면서 마을 주민 844명이 대피소로 이전했으며 민가 주택 등 10동이 불에 탔다.
앞서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에서 지난 21일 오후 3시26분쯤 불이 나면서 약 3시간 만에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22일 산불 진화율은 75%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현장의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 강한 바람 탓에 오후부터 급격하게 불이 확산했다.
정부는 경남에 재난 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산청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또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하면서 산림보호법 제37조에 따라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산불진화 통합지휘권을 박완수 경남지사에게 위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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