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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위반 교통사고로 숨진 배달기사, 법원 "업무 과중이 원인…산재 인정"

입력 2025-03-23 18:03   수정 2025-03-24 00:51

교통사고 당시 신호를 위반했더라도 과중한 업무와 피로 누적이 주요 원인이 됐다면 산업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8부(재판장 이정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배달기사 A씨의 부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9월 12일 음식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좌회전 중이던 차량과 충돌했다. A씨는 비장 파열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이틀 뒤 숨졌다.

유족은 A씨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고 보고 관련 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이 “고인의 중대한 과실에 따른 사고로, 산업재해로 볼 수 없다”며 유족급여와 장례비 지급을 거부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의 쟁점은 A씨의 신호 위반이 ‘근로자의 범죄행위’에 해당하는지였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2항에 따르면 ‘근로자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돼 발생한 사망’의 경우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는다.

법원은 A씨의 신호 위반에도 불구하고 산업 재해를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누적된 피로로 속도나 교통신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판단을 잘못해 신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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