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당국이 일출과 동시에 헬기를 대규모로 투입하며 산불 진압에 나섰지만 건조한 날씨와 바람이 강하게 불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남지역을 덮친 대형산불은 사흘째 이어지는 중이다.
경남 산청 산불은 지난 21일부터 시작해 나흘째에 접어들었다. 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36대가 투입됐고, 지상에서는 공중진화대·특수진화대, 소방·군인 등 2천341명이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진화율은 65%로, 전체 48㎞ 화선 중 남은 불 길이는 14.5㎞다.
사흘째 불이 이어진 경북 의성에도 산불 특수진화대 등 인력 2602명과 진화 장비 318대가 동원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진화율은 65%이다. 전체 화선 125.9㎞ 가운데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곳은 44.4㎞ 구간이다.
사흘째인 울산 울주군 산불에는 인력 1900여명과 소방차·헬기 등 67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하지만 진화율이 전날 72%에서 이날 오전 기준 69%로 떨어졌다.
경남 김해 산불도 사흘째로 접어들며 인력 420여명, 장비 50여대가 동원됐지만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진화율은 75%에 그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중상 5명, 경상 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경상자 수가 3명 늘었다. 사상자는 산불진화대원 9명, 주민 1명, 소방공무원 등 공무원 3명이다.
주택과 창고, 사찰, 공장 등 건물 162곳이 전소되거나 일부 불에 탔다. 이재민은 2742명 발생했다. 이들 중 689명은 귀가했으나 나머지는 아직 임시 대피소 등에 머물고 있다.
산림 피해도 계속 늘어나면서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 경남 김해, 충북 옥천 등 5개 산불 지역에서 산림 8천732.6㏊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초속 15m 안팎의 강풍이 불며 불이 번지기 쉬운 기상 조건이 다시 갖춰졌다. 산지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 내외를 기록할 정도로 바람이 더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강원 동해안·남부 산지, 영남, 충북 영동·제천·단양, 전북 동부, 제주에 건조 특보가 내려져 있다. 이날 오전 중 경남 서부 남해안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강수량이 극히 적어 건조함을 해소하는 데는 도움 되지 않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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