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가 공중 진화 작업 중 전신주 선에 걸려 땅으로 떨어졌습니다.”(헬기 사고 목격자 김모씨)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소방 헬기 1대가 추락(사진)해 조종사 1명이 숨졌다. 초대형 화재가 엿새째 이어지며 진화에 나선 공무원의 안타까운 희생이 속출하고 있다.
26일 소방청, 산림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1분께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에서 강원도 소속 헬기가 추락했다. 추락한 헬기는 ‘S-76 B’ 기종으로, 1995년 7월 생산돼 운항한 지 30년 된 노후 기종으로 알려졌다. 진화 작업을 벌이다 추락해 숨진 A씨(73)는 40년 비행 경력을 자랑하던 베테랑 조종사였다. 현장에는 지난 25일 처음 투입됐으며 사고가 발생한 날 오전 10시께 1차 작업을 마무리한 뒤 오후 1시부터 다시 조종간을 잡았다가 변을 당했다.
이날 사고 직후 산림청은 전국에 투입된 산불 진화 헬기 운항을 전면 중지했다가 2시간 만에 재개했다. 작년 기준 전국에 총 207대의 헬기(산림청 50대·지방자치단체 80대·소방 31대·군 35대·경찰 10대·국립공원 1대)가 운영 중이다.
이번 사고로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공무원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의성·안동 산불 현장에는 4919명, 산청·하동 산불 현장에는 1948명의 소방 인력이 투입됐다. 소방대원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25일 울산 울주에서는 진화 작업 도중 떨어진 나무에 맞아 소방대원 2명이 다쳤고, 40대 소방대원 1명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