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18일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주 현지에서 조선업 인력을 양성할 ‘울산 글로벌 인력양성센터’를 열었다. 센터는 앞으로 3개월간 우즈베키스탄인 380명에게 철골 구조물인 비계를 세우는 발판, 그라인더로 선박 표면을 갈아내는 사상, 선박에 칠을 하는 도장, 보온, 전기 등 5개 작업을 교육할 계획이다. 김 시장이 바다도 없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울산 조선업 인력 찾기에 나선 것은 국내 조선업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김 시장은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맞으면서 울산 조선소에서 수주한 일감이 3년치가 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K조선을 주목하고 있다”며 “울산시가 책임지고 조선소에 필요한 맞춤형 인력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업프렌들리 정책’이 해외 인력 공급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이 잘될 수 있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사랑이 유별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전국적으로 수도권 일극화에 따른 지방인구 감소가 극심한 상황에서 울산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도시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민선 8기 울산시는 과감한 규제 개혁과 파격적인 행정 지원으로 2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기업 투자를 이끌었으며, 이를 통해 1만1600여 개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인구 감소와 경기 침체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방 소멸을 막을 해법을 울산에서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이번 우즈베키스탄에 설립한 인력센터는 지방자치단체에선 처음으로 맞춤형 해외 인력을 지역 실정에 맞게 공급하는 길을 연 것입니다. 울산시는 지역에서 필요한 외국 인력의 대상, 체류 자격, 활동 범위 등을 광역자치단체가 직접 책임지고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광역형 비자 시범사업을 지난달 법무부에 건의해 제도 개선을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기존 정부가 발급하던 비자를 지방정부가 주도해 발급하는 것으로, 법무부는 이달 시범 사업 심의·선정 후 시행할 예정입니다.
덧붙여 울산형 고용허가제 시범 사업은 우즈베키스탄 현지 인력양성센터를 수료한 인력이 울산의 조선업체에 고용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은 현대중공업이 구성하고, 강사도 직접 파견합니다. 울산시는 10억원을 들여 교육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합니다. 수료생은 올해 말까지 광역형(특정활동·E-7) 비자, 비전문 취업(E-7) 비자 등을 통해 입국해 울산 지역 조선업 근로자로 일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베트남, 태국 등에도 조선업 인력양성센터를 세우는 것을 검토 중입니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분산에너지법도 울산발 규제개혁의 대표 성과물입니다.
“‘울산발 규제 개혁’은 울산의 생존 전략입니다. 전국적인 저성장, 인구 감소 위기 속에서 지방정부가 생존하려면 새로운 도시 공간을 창출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규모 투자를 유인할 특색 있는 전략으로 도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제정 및 특화지역 지정을 추진해왔고, 그 결과 지난달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전제로 한 울산 수소 융·복합밸리 등 3개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정부의 국가·지역전략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울산시는 3개 산단 조성 사업을 통해 약 20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3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기대합니다. 이번에 다른 지자체의 개발제한구역도 많이 해제됐는데, 이를 보면 울산이 주도한 규제개혁이 국가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핵심 전략으로 기능하는 것 같습니다.”
▷공약 이행 성과는 어느 정도인지요.
“민선 8기 울산시의 공약 이행률은 지난해 말 기준 82.4%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자리 넘치는 산업도시, 누구나 즐거운 문화도시,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도시, 나를 위한 안심도시, 편안한 정주도시 등 5대 목표 아래 100개의 공약과제를 추진해 왔습니다.취임 후 2년6개월이 흐른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개 과제 중 총 50개를 완료했으며, 48개 과제를 계획대로 정상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제 외에도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누구나 즐거운 문화도시 울산을 위해 세계적 공연장 사업지 결정, K팝 사관학교 운영,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지정 등재신청서 최종 제출 등을 이뤘습니다. 자연과 함께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강동 해안공원 조성, 대왕암공원 계절별 초화단지 조성, 쾌적한 시민 생활을 지원하는 ‘OK 생활민원 서비스 전면 시행’ 등을 추진했고, 편안한 인생 2막을 지원하는 시니어초등학교 운영과 제2 시립노인복지관 건립, 산재전문 공공병원 건립, 365일 울산 시립아이돌봄센터 운영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울산’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태화강역에 중앙선(KTX)을 개통해 태화강역과 청량리역까지 3시간15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고, 염포산 무료화를 통해 시민 편의를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입니까.
“올해 가장 주력할 사업은 ‘1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입니다. 울산시는 ‘에너지 생산 지역의 요금을 더 싸게’라는 시장 경제의 기본 논리를 지키고, 산업수도 울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분산에너지활성화 특별법 제정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전기 생산자가 기존 전력시장(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직접 시민과 기업 등 수요자에게 값싸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울산시는 전력수요유치형과 면적 제한이 없는 신산업활성화형을 결합한 형태로 사업 계획을 수립해 미포·온산국가산단 일원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울산은 1호 특화지역 지정을 통해 전력 다소비 업종인 반도체, 2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첨단 신산업을 적극 유치할 계획입니다. 이를 기회발전특구와 연계해 울산 투자기업에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도 서두르면서 울산의 산업 다양성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 실현에도 기여하겠습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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