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 영덕, 영양, 청송 등 인근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피해 규모가 서울 면적(6만ha)의 약 60%을 넘어섰다. 27일 오전 9시 기준 산불 영향구역은 3만6009㏊로 이미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을 훌쩍 넘어 역대 최대 산림 피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진화율도 급감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진화율이 10%대로 떨어지며 사실상 화세(불의 기세)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됐지만, 경북에는 5㎜ 안팎의 적은 강수량만 예상돼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택과 공장, 문화재, 차량 등 시설물 피해도 325건에 이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의성으로 1만2685㏊의 산림이 불탔다. 이어 영덕이 7819㏊, 청송이 5000㏊를 기록했다. 영덕군은 자체 집계로만 2만㏊ 이상이 불탔다고 발표했으나 이 수치는 중앙정부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진화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7일 오전 기준 경북 영덕의 진화율은 10%, 영양은 18%에 그쳤다. 의성(54%), 안동(52%) 역시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이다. 청송은 77%로 비교적 진척이 있었지만, 확산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경남 산청·하동 지역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1685㏊였던 산불 영향구역은 이날 1894㏊로 확대됐고, 진화율은 87%에서 77%로 떨어졌다. 울산 울주 온양읍 산불도 494㏊에서 886㏊로 면적이 늘었고, 진화율은 92%에서 68%로 낮아졌다.

산림당국은 이날 일출과 동시에 진화작업을 재개했지만, 기상 여건 악화로 헬기 투입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안동시 산불 진화현장에 투입된 강모 소방관은 “적은 양이라도 비가 내려 산불 확산을 억제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