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8.2㎞로 번지는 '괴물 산불'…지리산·주왕산까지 초비상

입력 2025-03-27 17:52   수정 2025-03-28 00:22


지난 22일 발화해 경북 5개 시·군을 휩쓴 산불이 역대급 피해를 낳으며 확산하고 있다. 산림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6만㏊)의 60%에 해당하는 3만6000㏊로, 2000년 동해안 산불(2만3794㏊)의 피해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는 27명으로 늘었고, 이재민은 3만7000명에 달하는 등 역대 최악의 산불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까지 위협하고 있는 경북 의성 산불이 동해안을 따라 확산 중인 가운데 경남 산청 산불도 지리산국립공원에 진입한 뒤 강한 바람을 타고 본산을 위협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한 일부 지역에 소량의 비가 내렸지만 진화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진화율 60%대 … 의성선 굵은 빗방울
27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의성에서 난 산불이 경북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으로 번진 가운데 오후 5시 기준 평균 진화율은 60%대로 올라섰다. 강한 바람을 타고 퍼지던 영덕·영양군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전까지 10%대에 불과했지만 소방당국이 주요 불길을 차단하면서 55~60%로 올랐다. 총화선(불줄기) 길이만 771㎞에 달한다.


산림당국이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은 안동, 청송, 의성, 영덕, 산청, 전북 무주 등이다. 특히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성인 남성이 달리는 속도(시속 8~12㎞)인 시속 8.2㎞로 급속히 확산해 산림당국이 진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다만 오후 6시께부터 의성 산불 현장에 기다리던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다.

사망자도 잇따르고 있다. 22일부터 확산한 의성 산불로 영덕 9명, 영양 6명, 안동 4명, 청송 3명, 의성 1명 등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진화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1명이 숨졌고 산청 산불로 진화대원 4명이 숨져 영남 지역 산불로 최소 27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1시5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산불감시원 A씨(69)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9086억원대 대규모 피해를 입힌 2022년 3월 울진·삼척 산불 등 5대 대형 산불은 사망자가 없었다.
◇“1호 국립공원 사수하라” 방어 총력
산림당국은 지리산, 주왕산 등 국립공원 일대에 산불 저지를 위한 방어선을 구축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은 지리산 남부 능선을 따라 본산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주왕산 인근 대전사 등에선 불길이 한때 수백m 앞까지 접근했다. 산림청은 “제1호 국립공원을 지켜야 한다”며 헬기 50대, 진화 인력 1200여 명을 긴급 투입했지만 험한 산세와 강풍으로 진화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무주에선 새로운 산불이 발생했다. 전날 부남면 한 주택에서 시작된 산불이 야산으로 번지자 산림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인근 주민은 대피했고, 산림 약 80㏊가 소실됐다. 안동도 정하동과 용상동 등 시내로 불이 다가와 대규모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영양에서는 산불이 법성사를 덮쳐 주지 선정 스님(85)이 소사 상태로 발견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안동, 청송, 영양, 영덕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앞서 정부는 산청, 울주, 의성, 하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바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을 비롯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권용훈/안동=오경묵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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