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감산 여파로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 회복 등에 힘입어 수요가 늘자 가격 인상을 선언한 것이다. 마이크론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와 데이터저장장치(SSD)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런 추세는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업황 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뿐만 아니라 범용 D램·낸드플래시 시장에도 봄이 오고 있다”고 해석했다.
낸드는 2분기 최대 15% 오를 듯…"삼성 가격 인상 앞두고 공급조절"
최근 시장에선 재고 감소 신호가 뚜렷하다. 중국에서 정부가 새 전자제품을 살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 정책에 따라 스마트폰 판매가 늘며 모바일기기용 D램 재고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D램 재고가 지난해 말 ‘10주 치 이상’에서 현재 적정 수준인 ‘5~6주 치’까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25% 관세 부과’ 엄포는 메모리 반도체 고객의 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주요 전자회사는 메모리 반도체에 관세가 붙어 가격이 더 오를 것을 대비해 ‘사재기’에 나섰다.
‘인공지능(AI) 확산’도 업황 회복을 이끌고 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만 있는 게 아니다.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그래픽DDR(GDDR), SSD 같은 범용 제품도 많이 투입된다. 서버 내 데이터 저장·연산을 모두 값비싼 HBM에 맡길 필요가 없어서다. 엔비디아 차세대 AI 가속기인 ‘GB300’의 중앙처리장치(CPU) 옆에 LPDDR5로 구성된 모듈이 들어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심사는 메모리업계 1위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에 나설지다. 대만 반도체 거래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다음달 가격 인상 이후 제품을 풀기 위해 이달 공급 물량을 잠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이날 “최근 D램 공급사가 ‘가격’을 중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가격 인상 동참을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이상락 SK하이닉스 GSM(글로벌세일즈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이날 “지난해 하반기 고객의 소비가 많아졌고 공급자의 판매 재고도 줄어든 상황이지만 관세 이슈도 관련이 있다”며 “고객 수요에 유동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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