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제2대 국가수사본부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28일 퇴임했다. 후임자 인선 없이 임기를 마무리 해 당분간 수장 공백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 본부장은 이날 퇴임사를 통해 “수사경찰 구성원 모두는 편안한 승용차가 아닌 멈추면 쓰러지고 마는 ‘두발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멀지 않은 시기에 수사경찰 구성원 모두가 국민의 무한 신뢰를 받는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조금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때로는 부침을 겪고 격랑의 시간도 있었지만 함께해 줘 주어진 소명을 다할 수 있었다”며 “지금껏 숱한 어려움을 기어코 극복해왔듯 수사 경찰은 결코 멈추지 말고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끊임없이 고민하며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국수본부장은 수사 경찰을 이끄는 수장이다. 2021년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의 후속 조치로 출범한 국수본은 수사국과 형사국, 안보수사국 등 주요 경찰 수사 기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계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이다.
우 본부장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때 특별수사단장을 맡아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구속 송치하는 등 수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작전도 주도해 경찰 역사상 유례없는 사건을 여럿 주도했다. 그는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국수본이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이었던 우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우 본부장 재임 기간 동안 사건처리 기간은 2022년 말 67.7일에서 지난해 말 56.2일로 줄었고 장기 사건 비율도 같은 기간 11.4%에서 6.3%로 줄었다. 사기 범죄 검거율은 7년 만에 반등했고 5대 범죄 검거율은 사상 처음으로 80%대를 기록했다. 수사경과 응시인원이 임기 동안 1.7배 늘어나는 등 수사 부서 기피 현상도 개선됐다는 평가다.
우 본부장은 2018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재직 당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서울청 차장 시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수사전문가로 꼽힌다. 2023년 3월 제2대 국수본부장으로 취임한 우 본부장은 행정고시(38회) 특채로 1999년 경찰에 입직해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경찰청 수사차장,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당분간 국가수사본부는 수장 없이 대행 체제로 가게 될 전망이다. 직무대리는 김병찬 경찰청 수사국장으로 예정돼 있다. 서열상 앞서 있던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은 계엄 당시 국회의원 체포조 운영 의혹으로 기소돼 직위해제됐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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