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피난처' 떠오른 달러 RP·발행어음

입력 2025-03-28 17:53   수정 2025-03-29 01:08

미국 증시가 요동치자 ‘달러 피난처’로 불리는 환매조건부채권(RP)과 발행어음이 주목받고 있다. 강달러에 따른 환차익을 누리는 동시에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 때까지 돈을 잠시 묶어두려는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금리 인하기인데도 서학개미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RP 금리를 높인 증권사도 등장했다.
◇ 확 불어난 달러 피난처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RP에 예치하는 자금은 급증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하루평균 달러 RP 거래 잔액은 이달 들어 202억4357만달러(약 29조6973억원)에 달한다. 작년 3월만 해도 하루평균 149억2012만달러에 불과했다. 달러 RP 예치액이 1년 새 35.7% 불어난 것이다.

RP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이자를 얹어 되사들이는 조건으로 증권사가 개인, 법인 등에 판매하는 채권이다. 국채 등 우량 채권에 주로 투자해 안정성이 높다. 증권사의 대표적 파킹형 상품이다.

특히 달러 RP가 인기를 끄는 것은 증권사가 판매하는 고위험 상품군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크고 단기간 외화를 굴리는 데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서울 반포 지역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예금보다 높은 연 4%대 금리를 주는 데다 환차익이 나면 비과세까지 적용받는 상품”이라며 “미국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추가 투자를 보류하려는 자산가가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달러 RP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은 아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7일부터 달러 RP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치열해진 시장 경쟁에 적극 대응하려는 차원이다. 달러 RP 31~60일물 금리를 종전 대비 0.1%포인트 인상한 연 4.2%로 결정했다. 동일 구간 상품 기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다른 증권사들의 같은 상품 금리는 연 3.85~4.1%다.

31~60일물 달러 RP는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수시형 다음으로 수요가 많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를 많이 유치하고 법인 영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4%대 외화 발행어음에도 관심
달러를 단기로 운용하려는 개인투자자는 외화 발행어음에도 뭉칫돈을 넣고 있다는 게 일선 PB들의 얘기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어음으로, 달러로도 투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외화 발행어음을 취급하는 곳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이다.

외화 발행어음은 증권사 신용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RP보다 약정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자유롭게 입출금하는 수시형(개인)은 금리가 보통 연 4%대다. 수시형 달러 RP(연 3.75~3.9%)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안전성 대비 금리가 높은 편이어서 미국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 대기 자금을 거치하기 위한 투자처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에 투자하는 펀드 수요 역시 꾸준한 편이다. 미국 단기 국채와 달러 표시 채권 등에 투자하는 ‘신한달러단기자금펀드(USD)’는 올 들어 16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법인만 투자할 수 있는 외화 머니마켓펀드(MMF)와 달리 개인투자자도 가입 가능하다. 환매 수수료 없이 언제든 환매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달러 상장지수펀드(ETF)도 손쉬운 달러 투자법으로 꼽힌다. 달러 가치 상승에 베팅하는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최근 한 달간 각각 3.7%, 3.56%의 수익을 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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