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매도 재개는 전 종목 기준으로 5년 만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월 전면 금지됐다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2021년 5월 재개됐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반발 등으로 2023년 11월 다시 규제에 들어갔다.
공매도 재개를 계기로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셀 코리아’ 공세가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공매도를 통한 수익 확대와 위험 헤지(분산)가 가능해지면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다. 예컨대 해외 롱쇼트펀드 등은 매수 전략(롱)과 공매도(쇼트)를 함께 쓰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분산한다. 한국처럼 공매도가 금지된 시장에는 투자할 유인이 부족하다.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 27일 기준 32.6%로 작년 7월 36.1%에서 대폭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의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공매도는 외국인 복귀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등하는 듯하던 미국 증시는 28일 나스닥종합지수가 2.7%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여전하다. 이날 S&P500지수도 1.97% 급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종잡을 수 없는 관세 정책에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맞물리며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유럽과 중국은 독일 DAX지수와 홍콩 항셍지수가 올 들어 각각 12.8%, 16.8% 급등하는 등 밸류에이션 매력이 덜하다. 한 운용사 대표는 “공매도 재개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한국 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과거 공매도 재개 후 약 한 달간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수익률이 양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에는 성장주가 1.5% 하락하는 동안 가치주는 0.1% 오르며 선방했고, 2011년과 2021년에는 각각 -2.8%와 2%, 0.6%와 4.1%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대신증권은 반도체 자동차 유통 유틸리티 등을 공매도 ‘안전지대’로, 조선 방산 화학 건강관리 등을 ‘위험지대’로 분류했다.
한편 31일부터 대체거래소(넥스트레이드) 거래 종목이 기존 348개에서 794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기관이 주로 활용하는 대량·바스켓매매도 이날부터 가능해진다.
박한신/이시은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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