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자외선(EUV), 고대역폭메모리(HBM), 유리기판용 포토레지스트 등 차세대 반도체 신소재 시장을 잡겠습니다.”
정회식 삼양엔씨켐 대표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R&D)은 누가 가장 빠르게 수요 업체가 요구하는 품질을 맞추느냐의 싸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그룹장과 듀폰코리아 대표 등을 거친 반도체 소재 전문가로, 2022년부터 삼양엔씨켐의 경영을 맡고 있다.
삼양엔씨켐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PR)의 주요 재료인 고분자(폴리머)와 광산발산제(PAG)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2008년 ‘엔씨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으며, 지난 2021년 삼양그룹에 인수됐다. 삼양엔씨켐이 만든 재료를 이용해 동진쎄미켐, 듀폰 등이 포토레지스트를 만들고, 이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 업체에 납품하는 구조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의 회로를 새기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반도체는 원판인 웨이퍼에 포토레지스트막을 씌운 뒤 빛으로 미세한 회로의 패턴을 그리고(노광공정), 포토레지스트로 보호되지 않는 부분을 화학적으로 제거(식각공정)해 만들어진다. 지난해 전 세계 시장 규모는 4조원대로, 반도체 미세화 추세에 따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올해 삼양엔씨켐의 핵심 과제는 고부가가치 제품군의 확대다. 정 대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범용인 불화크립톤(KrF) 제품에서 보다 미세화된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불화아르곤(ArF), EUV PR 소재로 넓혀나가고 있다”며 “HBM과 유리기판 공정에 쓰이는 PR 소재도 개발 및 양산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노광 공정에선 회로를 그리는 빛의 파장 크기에 따라 미세도가 달라진다. 반도체 칩 회로의 선폭을 나노미터(nm) 단위로 줄이는 초미세화공정에 쓰이는 EUV 공정엔 보다 복잡한 구조와 순도를 가진 포토레지스트가 필요하다. 정 대표는 “현재 시장에서 KrF PR이 갤런 당 600~700달러선이라면 EUV PR은 5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며 “지난해 기준 14%에 불과한 EUV용 PR등 고부가가치 제품군 비중을 2030년까지 30%대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2019년 420억원 수준이던 삼양엔씨켐의 매출액은 반도세 소·부·장 국산화 추세를 타고 매년 빠르게 증가해 지난해 1105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억원 적자에서 10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가 2030년까지 세운 매출 목표치는 3000억원이다. 정 대표는 “2018년부터 560억원을 투자해 생산 역량을 확대했고, 현재 가동률은 50~60% 수준”이라며 “인공지능(AI)발 고성능 반도체칩 수요가 늘면서 초미세공정과 HBM 생산에 필요한 소재 생산이 빠르게 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한 목표라 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삼양그룹 편입 이후 단기부터 중장기까지 R&D의 폭이 넓어진 것이 향후 새로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미래를 대비한 중장기 기술 개발을 100여명의 연구진이 있는 삼양그룹 화학연구소와 함께 진행 중”이라며 “고객사의 수요에 발빠르게 맞추는 역량 뿐 아니라 차세대 반도체 소재에 대한 선제적 개발까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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