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의과대학 1층 해부학 강의실. 약 2m 폭의 좁은 복도에 학생 10여 명이 교과서를 들고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해부학 수업은 본과 1~2학년 학생이 주로 듣는 수업이다. 이날 만난 한 의과대학 교수는 수업을 들으러 온 학생이 많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의 실제 수업 참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등록은 했지만, 학생회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 학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수업을 거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서다. 서울대 의대의 경우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 서울대 의대생은 “학생회에서 등록 후 투쟁하기로 하고, 추후 입장을 결정해 알리겠다고 해 분위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당분간 비대면으로 수업을 할 계획이다. 고려대의 경우 실명 대신 익명으로 출석해 누가 수업에 참여하는지 확인할 수 없도록 했다. 수강 신청도 학교 측에서 일괄적으로 진행한다. 한 의대 관계자는 “아직 수강 신청 등 행정 절차가 이뤄지고 있는 데다 학생들도 오랜만에 돌아온 상황이어서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하려면 이번주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복귀했다고 볼 수 없다”며 “실제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의대생이 복귀한 뒤에도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입장을 지닌 관계자가 수긍할 정도의 복귀가 이뤄진다면 정부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4·25학번의 경우 수업 거부에 따른 피해가 더 클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단일대오로 동일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모두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 대변인은 “등록 후 수업을 거부할 경우 유급 처리는 물론 제적 처리하는 학교도 있다”며 “(제적으로 인한) 피해는 주로 저학년이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적되면 해당 학년도에 여석이 있는 경우에만 재입학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 23·24학번의 경우 다른 학번과 달리 신입생들이 그 자리를 메우기 때문에 여석이 없어 재입학이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경/정희원/고재연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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