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락시장도 쿠팡처럼 농산물 입고에서 포장, 판매에 이르기까지 유통 시스템을 한곳에서 처리하는 ‘원스톱 물류 기지’로 키우겠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채소2동에서 만난 문영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사진)은 일정한 온도로 채소류를 보관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한 최첨단 창고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말 개소한 채소2동 외 아직 재건축이 이뤄지지 못한 노후 시설들을 바라보면서 “나머지 공간도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시설 현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공사가 운영 중인 가락시장이 설립 40주년을 맞아 스마트 물류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문 사장은 “다음 40년간 가락시장은 단순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넘어 빅데이터에 기반한 농산물 유통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사장은 “1인 가구와 노인 인구 증가, 온라인 거래 다변화 등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공영 도매시장도 온라인·소포장 유통에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했다.
이런 대응 체계는 최근 영남 산불 피해 복구를 돕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공사는 도매법인과 유통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11억원의 성금을 긴급 조성했다. 또 피해 농가들이 농산물을 출하할 때 받는 비용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임직원들과 함께 기술봉사단을 구성해 현장 복구를 돕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 사장은 “특히 사과는 지난해 생산량이 30% 이상 줄어 금(金)사과 대접을 받던 영향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안동, 청송 등 사과 피해로 사과값이 여름에 폭등할 것을 우려해 공기업으로서 발벗고 나서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사과 외 경북·경남·울산 등 이번 피해 지역과 거래한 청과물류 금액만 1678억원이 넘는다.
그는 임기 내 조직 문화 혁신을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이다. 공사는 매달 열심히 일한 직원을 선정해 직원 투표, 본부장 평가, 사장 평가를 합산해 포상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마일리지를 쌓은 직원은 해외 연수, 교육 기회 등의 혜택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성과는 건전한 재무 구조로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사장 취임 후 공사는 2022년 당기순이익 42억원, 2023년 66억원, 지난해 9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150억원 달성이 목표다. 문 사장은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가능한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공기업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관련뉴스








